그야말로 ‘괴물 예능’이 따로 없다. 첫 회부터 이선희, 임창정, 김범수 등 레전드들의 라인업이 벌써 등장했기 때문. ‘그들만의 리그’라고 불리던 토요일 6시 시간대 예능 프로그램들을 다시금 긴장하게 만들며 흥미진진한 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지난 설 연휴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방송됐던 SBS ‘판타스틱 듀오’는 당시 뜨거운 호응에 힘 입어 정규 편성에 성공했다. 그리고 그 첫 시작인 17일 방송 역시 화려한 라인업은 물론, 일반인 출연자들의 빼어난 실력 역시 듣고 보는 재미로 가득했다.
베일을 벗은 ‘판타스틱 듀오’는 경악과 전율 두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 지난 우승자인 김범수에 이어 줄지어 등장한 이선희, 임창정, 태양까지 모두 예상치 못했던 출연자들의 등장에 모두 경악했고 이들의 변함없는 가창력은 듣는 이들을 전율케 만들었다.
특히 일반인 도전자들의 ‘케미’도 빼놓을 수 없었다. 선택을 수월하게 하기 위해 1:3 랜덤 대결이 펼쳐졌는데, 이때 도전자의 실력을 가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출연자와 도전자의 듀엣 케미를 미리 예상할 수 있었다.
모두 가수라고 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자랑한 탓에 한 명만을 골라야 하는 선택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시청자들은 오히려 이를 통해 귀가 호강하는 무대를 엿볼 수 있었던 것.
또한 워낙 ‘연예인들의 연예인’인 출연자들이 등장했기 때문에 이날 도전자 중에는 일반인이 아닌 연예인들도 다수 보였다. 일찍부터 ‘써니 바라기’임을 밝혔던 규현부터 임창정과 함께 듀엣하기에 도전한 레드벨벳, 라붐, 박나래까지 깜짝 등장해 찾아보는 재미를 선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송창식과 이선희의 특급 콜라보 무대였다. 이선희는 같이 듀엣하고 싶은 가수를 묻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송창식이라고 답하며 오래 전부터 그와의 듀엣을 꿈꿔왔다고 밝혔는데, 이것이 곧장 현실로 이뤄졌다.
무대 뒤 영상으로 등장한 송창식이 기타를 들고 ‘우리는’을 부르기 시작했고, 잠시 멍해졌던 이선희 역시 곧 목소리를 가다듬고 그와 호흡을 맞췄다. 이윽고 아름다운 화음이 완성됐고 패널들을 물론, 현장에 있던 청중 역시 이들의 노래에 눈과 귀를 집중했다.
이처럼 ‘판타스틱 듀오’는 음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세대와 시대를 아우르며 다른 음악 예능과 차별화를 뒀다. 동시간대에서 승승장구하던 MBC ‘복면가왕’과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모처럼만에 긴장하게 만든 ‘판타스틱 듀오’의 기세는 다음 주 더욱 강력해질 것으로 보인다.
역대 최대 도전자수를 경신했다는 태양의 파트너 선택과 네 레전드의 파이널 무대가 남아있기 때문. 과연 ‘판타스틱 듀오’는 첫 방송에서의 강렬한 여운을 이어가며 ‘괴물 예능’으로서 성공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판타스틱 듀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