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닝맨’이 6년 만에 쉬어가는 시간을 가졌다.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일곱 멤버들의 속내와 이를 다독이는 특급 A/S에 보는 이들의 마음도 훈훈해졌다. 하지만 휴식도 잠시, 2막을 연 ‘런닝맨’은 이제 다시 달릴 시간이다.
지난 17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은 ‘A/S 특집’으로 꾸며졌다. 말 그대로 미안함이 남아있는 역대 게스트들을 직접 찾아가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 특집의 하이라이트는 마지막에 공개됐다. 바로 멤버들끼리 ‘A/S’를 하는 시간이 남아있었던 것.
이날 ‘런닝맨’ 멤버들은 박서준을 시작으로 이요원, 조석, 문희준까지 직접 찾아가 사과할 내용을 전달하며 각기 다른 방식으로 A/S를 시도했다. 특히 지난 ‘트루개리쇼’를 통해 규현에게 몰카를 시도했던 개리는 일본에 있는 규현을 위해 직접 출국하는 모습이 예고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김종국 때문에 ‘뚱땡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얻은 문희준까지 A/S를 완료한 멤버들은 마지막으로 사과할 출연자들을 찾아간다는 제작진의 말을 철썩 같이 믿고 미션 수행장으로 향했다. 하지만 그들을 맞은 것은 출연자가 아닌, 한 장의 종이와 펜이었다.
제작진은 어리둥절해 하는 멤버들을 향해 6년 동안 서로를 향해 하고 싶은 말을 쓰라고 전했다. 이에 멤버들은 “벌써부터 오글거린다”라고 하면서도 한 글자씩 차분하게 적어 내려갔고, 한참을 머뭇거리던 유재석 역시 어렵게 펜을 들었다.
마침내 편지 쓰기를 마친 멤버들은 각자 다른 공간에 들어가 또 다른 멤버가 들어오길 기다렸다. 제일 먼저 만난 멤버는 유재석과 김종국. 어색함에 농담만 늘어놓던 두 사람은 먼저 입을 연 김종국으로 인해 진지한 분위기를 형성했다.
김종국은 슬럼프를 고백하며 “콘셉트 때문에 멘트도 세게 하고 멤버들에게 상처를 준 것 같아서 미안하다”고 말했고, 유재석은 그런 그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줬다. 다른 방의 송지효와 이광수 역시 마찬가지였다. 송지효는 초반에 자신을 잡아준 이광수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며 눈물 흘렸고, 이광수는 그런 그를 달래며 막 대하는 것 같아 미안하다고 말했다.
반면 맏형 지석진은 하하를 향해 “스냅백이 어울리기까지 몇 년이 걸렸다라는 말이 내가 ‘런닝맨’에 그만큼 적응하지 못했다는 말이다. 못했던 건 그 화살을 너희한테 돌린 거다”라며 사과했고, 하하는 평소처럼 웃어주며 그의 죄책감을 덜어줬다.
이날의 ‘런닝맨’은 이름표 뜯기와 같은 스릴도 자극적인 재미도 없었지만, 지난 6년간 쉴 새 없이 달려온 멤버들을 위한 쉬어가는 시간이었다. 프로그램 내부적으로도 PD가 바뀌고 다양한 변화를 추진하는 등 여전히 노력을 멈추지 않는 ‘런닝맨’은 이제부터 2막을 열 예정이다.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지금 모습 그대로 그 이상의 재미와 감동을 선사할 일곱 명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런닝맨’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