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둥이맘이라고? 원조 요정을 죽지 않았다.
90년대 인기 걸그룹 S.E.S 멤버 슈가 무대 위에서 다시 한 번 끼를 폭발시켰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토.토.가' 시즌1을 준비하면서 특유의 흥 넘치는 모습으로 웃음을 주고 추억을 선물했던 슈. 이번엔 사랑스런 가면을 쓰고 무대에 올라 가수 슈의 매력을 다시 한 번 어필했다. 라둥이 엄마에서 S.E.S의 슈로 나선 그녀가 더욱 반가웠다.
슈는 17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복면가왕'에서 내 인생에 실패란 없다로 출연해 마법의 성과 대결을 벌였다. 아쉽게 탈락하긴 했지만 특유의 맑고 깨끗한 음성으로 귀를 사로잡았다. 솔로곡으로 '사랑은 유리 같은 것'을 열창한 슈는 곡 제목처럼 청아한 음색이었다.
가면을 벗고 슈가 등장하자 방청석에서는 놀람의 함성이 터져 나왔고, 시청자들도 반전이라는 반응이었다. 그만큼 슈가 가면을 쓰고 무대에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던 것. 최근 주로 육아 예능프로그램에서 얼굴을 보여줬던 슈였기에 다시 요정의 모습으로 무대에 오른 것이 낯설지만 반가웠다.
슈 역시 오랜만에 무대에, 유와 라둥이의 엄마가 아닌 자신의 이름으로 서 감동받은 모습이었다. 소감을 말하면서 울컥하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슈는 "이 무대라는 게 산소 같은 것 같다. 오늘 많은 분들 앞에서 노래 부를 수 있어서 좋았고, 많이 떨렸다"라고 밝혔다.
슈가 이번 '복면가왕'에 출연하게 된 것은 두 가지 이유에서다. 하나는 아이들이 엄마가 가수였다는 사실을 모르고, 노래부르는 것을 본 적이 없어서 꼭 보여주려고 했던 것. 또 하나는 엄마의 모습이 아닌 여자의 슈로 대중 앞에 서고 싶었던 것.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며 눈물을 흘리던, "열심히 했다"라고 말하는 슈의 진심이 그래서 더 벅찼다.
S.E.S 활동 시절 슈는 원조 요정이라고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청순하면서도 특색 있고, 사랑스러운 그야말로 요정 같은 걸그룹이었다. 이제는 세 아이의 엄마가 됐지만 이날 무대에서 본 그녀는 여전히 요정이었다.
슈는 "몰두하고 그런 순간이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몇 년 만에 빠질 수 있어서 행복했다. 음악에 또 다시 열정을 쏟아 붓게 해줘서 감사드린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무대에서 한음 한음, 가사 한줄 한줄 정성들여 부르던 슈의 모습은 그동안 얼마나 무대가 그리웠는지 전해줬다. 오랜만에 요정으로 무대에 오른 슈. 이참에 로희 엄마 유진, 바다도 함께하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기는 순간이었다./seon@osen.co.kr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