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드엔딩의 기운이 보이기 시작했다. 해피엔딩은 정녕 힘든 것일까.
지난 17일 오후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결혼계약'(극본 정유경 연출 김진민)에서는 미국에서도 시한부 판정을 받고 마는 혜수(유이 분)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특히 '결혼계약'의 마지막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뇌종양 호전의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 혜수 때문에 안방극장은 잔뜩 애가 달은 상태. 뿐만 아니라 혹독한 시련 속에서도 누구보다 행복해 보이는 혜수와 지훈(이서진 분) 커플은 그 어느 때보다 해피엔딩을 바라게 만들고 있다.
이날 '결혼계약'에서 혜수의 병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지훈이 혜수의 MRI를 미국 전문의에게 보냈다고 말하며 일말의 기대감을 가지게 됐지만 미국에서 날아온 소견서는 긍정적이지 못했다.
소견서를 받아본 지훈의 표정은 심상치 않았고, 한성국(김용건 분)을 통해 소견서를 받아든 혜수는 자신의 주치의로부터 가망이 없다는 해석을 전해들었다.
지훈과의 사랑을 시작한 혜수에게는 청천벽력의 소식이었다. 지훈이 자신의 곁을 지켜주기로 하면서 기대감을 걸었지만 혜수는 자신이 곧 죽을 것이란 소식에 절망했다. "나아질 것이라는 이야기보다 지금 나아지고 있다는 말을 해주세요"라며 주치의에게 매달리던 혜수의 모습이 그의 절망을 대신 표현해줬다.
상황이 심각한만큼 혜수와 지훈의 아름다운 모습은 더욱 눈이 부셨다. 지훈은 혜수를 향한 마음을 더욱 확고히했다. 잠든 혜수를 위해 아침밥을 차려준 지훈은 "앞으로 도망가면 확 찾아가서 뽀뽀해버릴거야"라는 달콤한 말로 혜수에게 사랑을 표현했고 행동으로도 혜수를 위한 마음을 표현했다.
가장 큰 것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혜수를 선택했다는 것이었다. 혜수는 지훈의 앞날을 빌미로 협박하는 성국 앞에서 사건 경위서에 사인을 했다. 자신이 지훈의 돈을 보고 접근, 위장결혼과 장기매매를 진행한 것이라는 사인이었다.
이 사실을 안 지훈은 회사 사람들이 모두 있는 자리에서 경위서를 구겨버리며 "모두 내가 한 것이다. 책임을 지고 회사를 떠나겠다"며 모든 지위를 포기했다. 그리고 달려간 곳은 혜수가 있는 곳이었다.
모든 걸 내려놓고 마침내 온전히 혜수를 사랑할 수 있게 된 지훈의 표정은 정말 밝았고 그런 지훈을 받아들인 혜수 역시 사랑으로 가득찬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럴수록 보는 이들의 마음은 안타까울 수 밖에 없다. 혜수의 시한부 때문이다.
개연성 따윈 '결혼계약' 앞에선 필요없다는 것이 안방극장의 울부짖음이다. 그간 힘들었던 혜수의 눈에서 더이상 눈물이 흐르지 않길 바라는 것이 한 마음 한 뜻. 과연 정유경 작가는 어떤 식으로 '결혼계약'의 마무리를 짓게 될지 관심이 집중되는 대목이다. / trio88@osen.co.kr
[사진] '결혼계약'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