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귀가 호강한 느낌이다. 이선희부터 임창정, 김범수, 그리고 태양까지 ‘갓’이라 불리는 이들의 콜라보, ‘판타스틱 듀오’가 아니면 어디서 볼 수 있을까.
설 연휴 파일럿이었던 SBS 예능프로그램 ‘판타스틱 듀오’는 지난 17일 정규 편성 첫 방송을 공개했다. 무엇보다 많은 이들을 놀라게 한 것은 역대급 라인업. 1대 ‘판듀’인 김범수는 물론, 이선희, 임창정, 태양까지 한 자리에서 만나기 힘든 이들의 출연에 입이 떡 벌어졌다.
‘귀호강’ 타임은 방송 초반부터 시작됐다. 김범수와 어묵소녀의 ‘끝사랑’을 시작으로 그 뒤를 이어 등장하는 가수들 역시 자신의 히트곡을 부르며 무대에 등장했다.
임창정은 ‘그때 또 다시’, 이선희는 ‘나 항상 그대를’, 태양은 ‘눈, 코, 입’을 선택해 ‘가요대상 수상’이라는 이날의 주제에 꼭 맞는 라인업임을 입증했다.
또한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컬래버레이션도 펼쳐졌다. 이날 김범수는 태양의 등장에 기뻐하며 즉석에서 ‘눈,코,입’ 라이브를 선보였다. 평소에도 즐겨 부르는 애창곡이라는 것. 이에 MC 전현무는 태양, 김범수, 임창정은 한 데 모은 채 컬래버레이션을 해보는 게 어떻냐고 제안했다.
임창정은 곡을 모르는 듯 잔뜩 당황한 표정을 지었지만, 이미 반주가 흘러나오는 상태였다. 먼저 태양과 김범수가 감미로운 호흡으로 노래를 시작했고, 잠시 머뭇거리던 임창정은 곡의 하이라이트에서 기다렸다는 듯 자연스럽게 화음을 얹으며 반전을 선사했다.
반전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아마추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일반인 도전자들의 뛰어난 실력이 다시 한 번 모두를 놀라게 만든 것. 특히 치열한 경쟁 끝에 선택된 ‘낭랑18세 예진아씨’와 ‘웨딩 거미’는 이선희, 임창정과 한 팀인 듯 완벽한 ‘케미’를 자랑하며 감탄을 자아냈다.
‘판듀’의 마법은 마지막까지 이어졌다. 이날 이선희는 듀엣을 해보고 싶은 가수로 송창식을 언급하며 오랜 꿈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무대 뒤에서 기타를 든 송창식의 영상이 재생됐고, 영상 속 송창식은 곧 ‘우리는’을 부르기 시작했다.
울컥한 듯 영상을 가만히 바라보던 이선희 역시 마이크를 들고 노래하기 시작했고, 이내 스튜디오는 두 사람의 청아한 음색과 화음으로 가득 찼다. 30년이라는 긴 세월을 넘어 이제야 이뤄진 이선희의 꿈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다음 주에는 이선희의 팬임을 밝힌 슈퍼주니어 규현과 이선희의 듀엣 무대가 예고되기도 했다. 바로 이 점이 ‘판타스틱 듀오’가 다른 음악 예능 프로그램과 다른 점이다. 본선 외에도 귀가 호강하는 다양한 컬래버레이션이 펼쳐지는 것.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번외 경기에 시청자들의 눈과 귀 역시 쉴 틈이 없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판타스틱 듀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