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이상 한결같은 것은 무엇이 있나. 오랜시간 변함없는 것을 찾기 힘든 요즘, 한결같은 두 목소리가 만나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뤘다. '판타스틱한 듀오', 송창식 이선희의 얘기다.
이선희는 23년 전, 자신이 처음 무대에 섰던 순간과 다름없는 청아한 목소리를 뽐내며 무대를 아름답게 수놨다. 영상 속 송창식 또한 아름다운 기타 선율과 부드러운 목소리로 후배의 노래에 힘을 더했고 두 사람의 무대는 예상치 못한 감동이었다.
17일 오후, MBC 음악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판타스틱 듀오'가 첫 방송됐다. '평범한 사람들의 비범한 도전'을 콘셉트로 한 '판타스틱 듀오'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참여 음악 쇼. 가수와 팬이 함께 꾸미는 무대로 첫 방송을 기념해 상징적인 이들이 참여해 무대를 빛냈다. 이날 가수로 출연한 이들은 이선희, 임창정 빅뱅 태양이었다.
그 가운데 이선희는 오랜만에 브라운관에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이날 일반인 참가자와 짝을 이루기에 앞서 그들의 선택을 돕고자 자신의 솔로곡과 듀엣 무대 각각 두 곡으로 무대를 꾸몄다.
솔로 무대는 본인의 히트곡 '나 항상 그대를'로 선곡했다. 23살 이선희를 스타덤에 올려준 유명한 노래로 사람들의 반응도 후끈 달아올랐다. 특히 가녀린 보이스에서 뿜어져 나오는 엄청난 에너지와 성량은 사람들을 한 번더 놀라게 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감동은 듀엣 곡 무대에서 터졌다. 이선희는 듀엣 곡 무대를 송창식의 '우리는'을 선곡, 영상 속 송창식과 함께 무대를 꾸몄다. 무대에 직접 오르지 못한 영상을 보며 합을 맞춘 것.
하지만 두 사람의 '영상 듀엣'에 교감의 한계는 없었다. 영상 속 선배를 바라보며 열창하는 이선희의 모습에 강승윤은 눈물까지 글썽이며 박수를 쳤고 임창정 또한 존경어린 눈빛으로 이선희를 바라봤다. 노사연도 남몰래 눈물을 훔쳤다.
가사 한 마디 한 마디를 소중하게 곱씹으며 연인의 사랑을 노래하는 이선희의 변함없는 목소리, 그런 이선희의 목소리를 뒷받침 해주는 송창식의 안정적인 기타연주와 굵직한 목소리.
무대가 끝난 뒤 현장에 있던 이들은 감동에 젖어 오랜시간 기립했다. 이날의 진정한 '판타스틱 듀오'는 오랜시간 변하지 않고 음악인의 길을 걸어온 두 사람이 보여준 무대 아닐까. /sjy0401@osen.co.kr
[사진] MBC '판타스틱 듀오'방송캡처,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