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계약’ 이서진의 눈물이 멈췄다. 사랑하는 여자 유이가 살아나는 희망이었던 미국 의료진 역시 가망이 없다는 진단을 했다. 그런데 이 남자 울지 않고 오히려 평소대로 장난을 건다. 이서진은 왜 울지 않을까.
MBC 주말드라마 ‘결혼계약’의 슬프디 슬픈 이야기가 절정에 달했다. 지난 17일 방송된 14회는 한지훈(이서진 분)의 사랑을 강혜수(유이 분)가 받아들인 가운데 유일한 희망이었던 미국 의료진 역시 한국과 마찬가지로 큰 돌파구가 없다고 진단을 내렸다. 한줄기 희망을 걸었던 지훈과 혜수는 절망했지만 서로에게 티를 내지 않았다.
더욱이 지훈은 혜수에게 살 수 있다고 격려를 하고, 오빠라고 부르지 않는다고 타박을 하거나 돌발 스킨십을 하며 사랑을 가득 표현했다. 뇌종양 치료로 감당할 수 없는 아픔에 시달리는 혜수는 지훈의 장난에 조금은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지훈은 혜수의 딸인 차은성(신린아 분)과 친 아빠처럼 놀아주고, 혜수를 위해 아버지와 등을 지는 등 지극정성의 순애보를 보여주는 중이다.
혹시나 슬픈 예감대로 혜수가 세상을 떠날지도 모르는 상태. 그럼에도 지훈은 눈물을 삼키고 장난기로 무장해 혜수를 웃게 하고 있다. 이는 제작진의 깊은 의도가 있었다. 혜수에게 지훈은 든든한 버팀목. 함께 울어댈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가뜩이나 아픈 혜수를 웃게 하는 게 지훈의 사랑이다.
이미 지훈은 혜수가 아프다는 것을 12회에서 알게 된 후 혼자 눈물을 쏟았다. 정수기 앞에서 남몰래 울어댄 후 혜수 앞에서는 담담하게 응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중이다. 아프고 슬픈 감정을 숨긴 채 혜수를 지키는 지훈이 더 멋있고 더 짠한 것도 이 때문이다.
김진민 PD는 최근 OSEN과의 인터뷰에서 지훈이 이 드라마에서 크게 우는 장면이 바로 정수기 앞 오열이었다고 털어놓으며 “앞으로 지훈은 많이 울면 안 된다. 혜수를 지켜줘야 하는 남자”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래서 정수기 앞에서 혼자 그렇게 운 것”이라고 지훈의 남모를 슬픔에 대해 전했다.
혜수 역시 딸 은성이 앞에서는 울지 않는다. 김 PD는 “혜수 역시 딸 은성이가 있으니까 이제 울지 않으려고 노력할 것”이라면서 “혜수는 딸 앞에서 아프다고 슬퍼해달라고 할 수 없는 엄마”라고 극도로 슬픈 상황에서도 딸에게는 평소와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는 혜수의 모성애를 설명했다. 이 드라마는 사람, 그리고 사람이 살아가는 삶, 사랑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감동적으로 다루며 안방극장을 따스하게 하고 있다. 제작진이 눈물을 자제했다가 터뜨리고, 또 자제하는 이유 역시 우리의 삶과 다르지 않다. / jmpyo@osen.co.kr
[사진] '결혼계약'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