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주현을 두고 만든 작품"
브로드웨이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 뮤지컬 '마타하리' 측은 지난달 제작 발표회에서 작품을 두고 이 같이 말했다. 여성 인물을 주인공으로 한 뮤지컬을 기획하는 단계에서 실존 인물인 마타하리가 떠올랐고, 이를 연기할 배우로 옥주현 이외의 캐스팅은 답이 없었다.
'마타하리'에 가장 먼저 캐스팅 된 옥주현이다. 제작비가 수백억 원이 들고 국내에서 처음 꾸려진 작품인데다 파란만장한 삶을 산 여성을 원톱 주인공으로 하는 까닭에 옥주현 역시 초반 부담감이 컸다. 하지만 그는 이를 무대 위에서 열정과 에너지로 전환시키고 있다.
지난달 29일부터 막이 오른 '마타하리'는 제1차 세계대전 중 이중 스파이 혐의로 프랑스 당국에 체포돼 총살 당한 아름다운 무희 마타하리(본명 마가레타 거트루드 젤르)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옥주현은 마타하리를 맡아 원톱 여배우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무대 위 옥주현은 마타하리 그 자체다. 치명적인 매력의 소유자로 우아한 몸짓, 늘씬한 몸매, 관능적인 표정, 고운 목소리, 파워풀한 열창까지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는 마력을 발산한다. '인도에서 온 아름다운 결정체'라는 마타하리는 곧 옥주현이다.
요가와 댄스로 단련된 옥주현의 고운 곡선은 '마타하리'에서 유난히 빛난다. 그가 인도 춤을 추고 있노라면 관객들은 어느새 묘한 기분에 사로잡힌다. 독일 장교를 유혹하는 탱고 춤은 또 다른 느낌. 뮤지컬 배우로서 옥주현의 '포텐'은 이 작품에서 터지고 있다.
무엇보다 옥타브를 넘나드는 환상의 라이브가 관객들을 단숨에 매료시킨다. 아르망을 향한 순수한 사랑을 고백할 때, 라두 대령에게 맞설 때, 이중스파이 혐의로 생을 마감할 때 등 넘버마다 옥주현의 감성은 극과 극을 달린다. 넘볼 수 없는 그만의 고음은 관객들을 절로 기립박수하게 만든다.
연출과 안무를 맡은 제프 칼훈은 앞서 "초연작을 만들기란 얼마나 힘든지 모른다. 이 작품을 제안했을 때 아이디어 하나, 좋은 노래들 몇 곡, 우리를 믿어 달라는 것 말고는 없었다. 특히 한국 배우들은 세계적으로 노래를 잘하는 편이라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 중심에 옥주현이 있다. 마타하리가 곧 옥주현이다. /comet568@osen.co.kr
[사진]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