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는 물론 글로벌 곳곳에서 신드롬을 낳은 KBS 2TV '태양의 후예'가 유종의 미를 거두고 퇴장했다. 이 작품의 일등공신은 송중기가 연기한 유시진 역. 조국에 대한 충성심, 한 여자만을 사랑하는 순애보, 매력적인 비주얼까지 지구촌 여심을 훔치기 충분했다.
뮤지컬 '마타하리' 속 아르망 역도 비슷하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군대의 공군 소위로 조국의 승리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인물이다. 강직한 성품이지만 마타하리에 대한 사랑은 곱고 아름답다. 마타하리가 온 마음을 다해 사랑했던 만큼 비주얼 역시 빠질 수 없다.
이를 연기한 건 배우 엄기준, 송창의와 빅스 멤버 레오다. 트리플 캐스팅이라 3인 3색 아르망이 완성됐다. 완숙미와 여유가 넘치는 엄기준, 달콤한 라테 같은 매력의 송창의. 그리고 가장 풋풋하면서 순수한 아르망을 연기하고 있는 빅스 레오, 아니 정택운이다.
정택운은 아르망으로 분해 마티하리 역의 옥주현-김소향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2014년 뮤지컬 '풀하우스'로 처음 이 분야에 발을 들인 그는 경력에 비해 스케일이 큰 작품과 캐릭터를 맡게 된 셈. 하지만 오히려 이게 그와 아르망 캐릭터의 가장 큰 장점이 되고 있다.
라두 대령의 지시를 받아 마타하리에게 접근했지만 이내 진실한 사랑을 깨닫게 되는 아르망은 순수한 청년이다. 이를 정택운은 가장 진솔하고 담백하게, 하지만 매력적으로 그리고 있다. 동료 군인들 사이에선 청춘의 푸르름을, 마타하리와 함께 있을 땐 가슴 시린 사랑을 연기하는 그다.
특유의 청량한 목소리도 뮤지컬 넘버에 안성맞춤이다. 그의 폭발적인 고음에 현장 관객들은 박수를 아끼지 않고 있다. 마타하리 역의 옥주현-김소향, 라두 대령 역의 신성록-류정한-김준현과 하모니도 일품이다. 빅스의 메인보컬이 아닌 뮤지컬 배우로서의 보컬이 굉장히 매력적이다.
비주얼은 두 말 하면 잔소리. 183cm의 '핫 보디'로 불리는 정택운은 공군 제복과 가죽 재킷으로 여성 관객들의 눈을 호강시킨다. 키가 큰 편인 옥주현과 투샷은 한 폭의 그림과 같다. 순백의 의상을 입고 연기하는 그를 보며 객석이 술렁일 정도다.
앞서 열린 제작 발표회에서 옥주현은 정택운에 관해 "실제 마타하리와 아르망이 연상연하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저와 정택운의 나이 차가 실존 인물들과 가장 흡사하다. 어리고 패기 넘치면서 훅훅 들어오는 연하남의 매력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청년 아르망의 날개를 달고 정택운이 뮤지컬계에서 제대로 눈도장을 찍고 있다. /comet568@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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