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마타하리'는 2012년부터 기획 및 제작 단계를 거쳐 4년 만에 결실을 맺었다. 국내에서 초연되는 작품이라 브로드웨이로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옥주현, 엄기준, 신성록, 송창의, 김소향, 정택운, 류정한, 김준현 등 초호화 캐스팅이 이를 뒷받침한다. 제작진도 화려하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드라큘라', '데스노트' 등의 스타 메이커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과 '뉴시즈'의 연출가 제프 칼훈이 힘을 합쳐 초대형 뮤지컬을 탄생시켰다.
'마타하리'는 제1차 세계대전에서 이중 스파이 혐의로 프랑스 당국에 체포돼 총살당한 무희 마타하리(본명 마가레타 거트루드 젤르)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린다. 총살 당하기 직전 장면을 시작으로 그의 굵고 짧은 생이 무대 위에 펼쳐지며, 총살을 춤과 키스로 승화시킨 엔딩을 끝으로 막이 내린다.
제작비가 수백억 원이 들어간 만큼 화려한 볼거리는 당연지사다. 쉴 새 없이 전환되는 배경과 세트, 무희로 변신한 마타하리의 빛나는 의상, 앙상블로 꽉 채워진 군무까지. 여기에 배우들의 환상적인 라이브와 필살 고음은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기 충분하다.
뮤지컬 계 어벤저스 급 스태프와 배우들의 만남이다. 그래서 이들의 목표는 국내를 넘어 미국과 영국으로 진출하는 것. EMK 엄홍현 프로듀서는 "창작 뮤지컬을 만들려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첫 번째 목표는 한국, 아시아가 아닌 전 세계에 진출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분명 '마타하리'는 초대형 작품이다. 하지만 보완할 점도 있다.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히는 인물의 평면성. 마타하리의 굴곡진 삶을 165분 만에 오롯이 표현하기는 부족하다. 사랑에 치우친 인물 해석과 빠른 호흡의 급 전환되는 스토리가 때론 버겁기도.
그럼에도 '마타하리'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국내 관객들을 홀리고 있는 '마타하리'가 더 큰 무대로 뻗어나갈 수 있을지 업계가 관심을 쏟고 있다. /comet568@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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