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부진에 고전하던 KBS가 헌 옷을 벗고 새 옷을 입는다.
1년간 금요 예능을 책임지던 '나를 돌아봐' 폐지를 시작으로 17년 역사를 자랑하는 '출발 드림팀'까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 것.
지상파 방송국 중 유일무이 공영방송사인 KBS. '방송국계 유재석'이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모범적이지만, 그만큼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못해 그동안 시청률 고전을 겪은 바 있다. 하지만 빠르게 변해가는 방송 시장에서 KBS도 위기감을 느꼈는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모양새다.
18일 KBS2 '나를 돌아봐' 제작진은 OSEN에 프로그램 폐지가 확정됐다고 밝혔다. 제작진에 따르면 해당 프로그램은 오는 29일 방송을 끝으로 1년 만에 종영하게 됐다.
지난해 7월 24일 첫 방송을 시작한 '나를 돌아봐'는 '역지사지', 즉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하라는 콘셉트로 야심차게 시작을 알렸다. 출연진은 이경규 박명수 박준형 잭슨 조우종 송해 장동민 나비 등 연령대와 직업군도 다양했다.
하지만 시청률은 부진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출연자 장동민과 관련한 논란이 불거졌다. 이후 장동민 나비가 하차했고 자연스럽게 프로그램도 종영에 이르렀다.
폐지 날짜가 공식적으로 나온건 아지니만, 폐지를 확실시하는 '출발 드림팀 시즌2'는 17년 역사의 스포츠 예능프로그램이다. KBS 2TV에서 지난 1999년부터 2003년 방영 후 지난 2009년 10월, 6년 만에 부활해 일요일 오전을 책임져 왔다.
그래서 그런지 '출발 드림팀2' 폐지와 관련해서는 KBS 관계자도 조심스러운 반응을 내놨다. 방송국 관계자는 OSEN에 "아직 결정된 사항이 아니다. 제작진 방송국 모두 논의 중인 부분"이라고 일축했다.
'나를 돌아봐'에 이어 '출발 드림팀2'까지 폐지일이 확정된다면 KBS 예능은 변화의 바람을 직접 체감할 것으로 보인다.
'나를 돌아봐'의 뒤를 잇는 프로그램은 '어서옵쇼'. 해당 프로그램은 배우 이서진, 방송인 노홍철, 가수 김종국이 함께하는 스타 재능 기부 쇼로 캐스팅 라인이 화려해 눈길을 끈다. '나를 돌아봐'가 편성됐던 시간대인 금요일 오후 9시 30분에 방송될 예정인데 방송 복귀 후 케이블 채널에서 활동했던 노홍철의 지상파 복귀작이다.
'출발 드림팀2' 종영 후 후속프로그램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던 '드림팀'의 자리를 메울 새로운 프로그램 포맷과 일요일 오전이라는 애매한 편성 시간 모두 KBS에 또 다른 과제로 남은 상황.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위기가 될지 기회로 삼을지 사람들의 눈과 귀가 KBS에 집중되고 있다. /sjy0401@osen.co.kr
[사진] KBS 제공, '나를 돌아봐' 방송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