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주원-신하균-김명민, 역대급 명의 열전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6.04.19 08: 09

드라마 소재 중에 빠질 수 없는 하나가 바로 의학이다. 병원을 배경으로 생명을 살리는 의사들의 이야기는 늘 뭉클한 감동과 전율을 안긴다. 분명 어려운 의학 용어와 긴 촬영 시간을 요하는 수술실 장면 등은 배우들에게 크나큰 도전이지만 그럼에도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매력이 차고 넘친다. 2016년 하반기에도 의사가 중심이 되는 드라마 몇 편이 시청자들을 만나기 위해 대기를 하고 있다. 이에 방송이 끝난 뒤에도 여전히 시청자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는 의사 연기 지존 배우들을 꼽아봤다.
◆ '하얀거탑' 김명민

2007년 방송된 MBC '하얀거탑'은 야마사키 도요코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드라마로 대학병원을 배경으로 권력에 대한 야망을 가진 천재 의사 장준혁(김명민 분)의 끝없는 질주와 종말을 그려냈다. 병원 내 권력다툼에 초점을 맞춘 스토리는 '하얀거탑'만의 매력 포인트.
김명민이 연기한 장준혁은 외과수술의 천재라 불리는 실력파 의사. 하지만 출세욕이 커서 높은 자리에 올라야 자신이 원하는 바대로 할 수 있다고 믿는 독선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후반부 담관암이 악화된 장준혁은 의학발전의 밑거름이 되겠다는 마음으로 자신의 시신을 병원에 기증해 깊은 여운을 남겼다.
KBS 사극 '불멸의 이순신'으로 연기 대상의 영예를 안았던 김명민은 이 드라마를 통해 다시 한 번 자신의 탄탄한 연기력을 입증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배역에 완벽히 몰입해 섬세한 내면 연기를 보여준 김명민에겐 호평이 쏟아졌다. 종영된 지 9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까지도 김명민하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 바로 이 '하얀거탑'이다.
◆ '뉴하트' 지성
2008년 초를 뜨겁게 달궜던 MBC 드라마 '뉴하트'는 방영 전부터 제 2의 '하얀거탑'이라 불리며 큰 기대를 모았다. 흉부외과 의사들의 성장과 휴먼 그리고 멜로를 적절하게 섞어내며 많은 사랑을 받았고 마지막회 시청률은 무려 33.6%를 기록했다.
지성은 제대 후 첫 작품으로 '뉴하트'를 선택, 꼴찌에게도 희망이 있다는 걸 몸소 보여주는 남자 이은성을 연기했다. 이은성은 지방대 의대를 나와 의학의 '꽃 중의 꽃'이라 불리는 흉부외과 전문의가 되기 위해 명문대 레지던트로 들어간 인물로 '사람을 살리겠다'는 열정으로 서서히 인정받아 훌륭한 전문의로 성장해간다.
낙천적이고 엉뚱하면서도 진지한 성격은 이은성만의 장점. 또한 환자와 병을 바라보는 남다른 시각이나 끝까지 자신의 소신을 지키는 모습, 환자를 향한 인간미 역시 시청자들이 이은성을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로 꼽힌다. 지성은 이런 이은성을 제 옷 입은 듯 자연스럽게 연기해내 큰 호평과 인기를 얻었다.
◆ '브레인' 신하균
2012년 1월 종영된 KBS 2TV 드라마 '브레인'은 대학병원 신경외과를 배경으로 한 KBS 최초의 의학 드라마로, 신하균 출연 확정 전 주연 배우가 여러 차례 교체되면서 불안한 출발을 했었다. 하지만 이 캐스팅 번복은 '브레인'에게 좋은 결과를 안겼는데, 주인공 신경외과 전임의 2년차 이강훈을 연기한 신하균은 2011년 KBS 연기대상을 품에 안는 영광을 누렸다.
이강훈은 출세욕에 목발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냉혈한. 하지만 그의 불우했던 가족사가 드러나면서 선과 악의 경계를 절묘하게 오가는 캐릭터는 시청자들을 점점 매료시켰다. 특히 이강훈이 악성뇌종양에 걸린 어머니의 임종에 자기 반성을 할 때는 연민을 불러일으켰는데, 이는 드라마의 또 다른 인기 요인이 됐다.
신하균은 2003년 방송된 SBS '좋은 사람' 이후 8년만에 복귀를 한 드라마에서 단번에 '잭팟'을 터트렸다. 놀라운 캐릭터 몰입도와 뜨거운 연기 열정은 그를 '믿고 보는 배우'라 부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 '골든타임' 이성민
'종합병원' '하얀거탑', '뉴하트' 등 다수의 인기 의학 드라마를 만들어낸 MBC지만 '골든타임'이 방영되기 전까진 큰 기대와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종합병원 중증외상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들의 치열한 세계와 그 뒷이야기를 담은 이 드라마는 응급실에서 벌어지는 초동조치 현장을 생생하게 재연해 호평을 얻었다.
철가방 천사배달부 故 김우수의 실화를 차용한 박원국 환자의 이야기는 큰 울림을 전했는데, 마지막회에서 보통의 엔딩과는 달리 과거에 수술을 받아 퇴원한 환자들의 뒷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그 중에서도 최인혁을 연기한 이성민의 열연이 돋보였다. 아덴 만 여명 작전에서 삼호 주얼리호 석해균 선장을 치료한 아주대학교 이국종 교수를 모티브로 삼은 외상의과 의사 최인혁은 생명에 대한 존엄성과 의사의 사명감을 가진 인물로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사람냄새가물씬 나는 최인혁을 완벽하게 연기해낸 이성민은 이를 통해 주연 배우로의 입지를 굳혔다.
◆ '굿닥터', '용팔이' 주원
주원은 2013년 방송된 KBS 2TV '굿닥터'로 생애 첫 의사 연기에 도전했다. '굿닥터'는 대학병원 소아외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소아외과 전문의들의 노력과 사랑을 담은 휴먼 메디컬 드라마로, 주원은 서번트 증후군을 앓고 있는 자폐 성향의 발달 장애 청년 박시온을 연기해냈다.
박시온은 순수하고 아이 같은 천진난만함과 남을 위하는 따뜻한 심성을 지닌 인물. 하지만 보통의 의사 연기도 어려울 판에 자폐 연기까지 해야 했던 주원에게 '굿닥터'와 박시온은 큰 도전일 수밖에 없었다. 이에 주원은 촬영 2개월 전부터 의료 전문의를 직접 찾아가 자문을 구하면서 완벽한 박시온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온 열정을 다했다. 그리고 첫 방송부터 훌륭한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을 만족시키며 또 한번 배우로서의 성장을 이뤄냈다.
'굿닥터'는 처음부터 끝까지 따뜻한 시선으로 캐릭터들을 보듬어안았는데, 이 때문에 시청자들에게 '착한 드라마'라는 호평을 얻었다. 주원 역시 "~해야 합니다", "빨리빨리"라는 유행어를 남기는 등 큰 사랑을 받았다.
이후 주원은 지난 해 20%가 넘는 시청률로 종영된 SBS '용팔이'를 통해 다시 한 번 의사로 변신했다. 그는 고액의 돈만 준다면 조폭도 마다하지 않는 실력 최고의 돌팔이 외과의사 용팔이이자 한신병원 레지던트 3년차 김태현을 맡아 놀라운 연기력을 과시했다. 살인적인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믿고 보는' 연기는 물론이거니와 주연 배우로서의 책임감, 리더십을 보여준 주원에 호평이 쏟아지는 건 당연한 일. 이에 주원은 '용팔이'로 SBS 연기대상을 거머쥐며 '명예로운' 서른 살의 첫 발을 내딛었다. /parkjy@osen.co.kr
[사진] 각 드라마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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