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를 부탁해’가 또 하나 레전드 편을 남겼다. 스펙터클하고 화려한 셰프들의 요리대결이 있어서가 아니다. 게스트로 출연한 가수 이상민과 셰프들의 서로를 향한 ‘존중’이 인상적이었다.
지난 18일 방송된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는 게스트 이상민의 냉장고 속 식재료로 홍석천, 김풍, 샘킴, 이연복 셰프가 15분 요리대결을 펼치는 내용이 전파를 탔다. 이상민은 준비된 게스트였다. 평소 요리에 관심이 있고 요리를 즐겨 하는 것도 있지만 ‘냉장고를 부탁해’ 게스트로 딱 적합한 연예인이었다.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하는 게스트들 중 요리할 식재료들이 없어 셰프들이 곤란해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상민의 경우는 정반대였다.
셰프들은 이상민의 냉장고가 열리자마자 감탄했다. 이상민의 냉장고 속은 칸칸이 채워져 있었고 깔끔하게 정리돼 있었다. 이뿐 아니라 젓갈도 종류대로 있었고 성게알, 우메보시, 태국요리 재료 등 없는 게 없었다. 셰프들이 환영할 만한 게스트였다.
이연복과 샘킴도 이상민이 좋아하는 재료들을 사용해 요리했다. 샘킴은 시간이 없는 상황에서도 연어머리를 좋아하는 이상민을 위해 연어머릿살을 사용했고 이연복은 태국 소스를 좋아하는 이상민을 위해 한 번도 사용해본 적이 없는 태국 소스로 요리했다. 홍석천, 김풍, 샘킴, 이연복 모두 평소와 같이 게스트를 위해 정성을 다해 요리를 선보였다. 특히 이상민이 셰프들이 해준 요리를 먹고 보인 반응이 시청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이상민은 이연복의 요리를 먹고는 감탄하더니 울컥해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상민은 “나를 위해 15분 동안 요리를 하는 걸 보면서 최근에 느껴보지 못한 행복을 느꼈다. 내가 힘들었던 시절을 지나서 지금 열심히 살고 있는 과도기인데 내가 지금까지 잘 버텨 왔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주인공이 나라는 거”라며 고마운 마음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앞서 홍석천의 요리 소스가 약하다는 얘기를 이연복이 요리에 반영한 것에도 감사함을 표현했다.
또한 샘킴의 요리를 먹고는 자리에 일어나서 “너무 맛있다”고 감탄하면서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이 모습을 본 김원준은 “이상민은 20년 넘게 알았지만 저런 표정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는 반응을 보일 정도였다.
이상민은 요리선택 전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정중하게 정말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고 싶다”며 허리를 숙여 셰프들을 향해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연복의 요리에 손을 들어준 이상민은 “나의 얘기를 귀담아 듣고 원하는 요리를 해줬다. 너무 감사하다”고 했고 이연복은 “나도 오늘 고마웠다. 너무 예의가 바르고 음식 만들어주는 사람에 대한 배려가 좋아서 지금까지 ‘냉장고를 부탁해’에 나온 날 중에 가장 행복한 날이다”고 했다.
게스트와 셰프 모두 행복하고 즐거웠던 이런 방송을 쉽게 보기가 힘든데 이상민과 셰프들이 서로에게 예의를 갖추고 배려했던 것이 레전드 방송이 된 이유였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냉장고를 부탁해’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