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리는 좀 특별한 지점에 있는 연예인이다.
물론 인기 걸그룹 에프엑스 출신으로 가수를 본업으로 삼은 바 있는 스타다. 그렇지만 지난 해 탈퇴한 상태. 여전히 팬덤은 남아있지만 탈퇴로 인한 그에 대한 반응은 분분한 편이다.
배우로 본격 전향한 설리가 출연한 작품은 영화. 그 전에도 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에게'에 주연을 맡아 귀여운 모습을 선보였지만 연기자의 길만 걷기로 마음먹고 선보인 작품은 영화 '패션왕'과 '해적:바다로 간 산적'이다. 20대 여배우에게 스크린 장벽이 높은 것을 생각하면 일면 고무적이기도 하다.
하지만 주연을 맡은 '패션왕'은 흥행이 아쉬운 작품이었고, '해적:바다로 간 산적'은 흥행에 대성공 했지만 설리는 쟁쟁한 연기파 배우들 속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는 못했다. 오히려 연기를 더 많이 배우고 경험해야겠다는 쓴소리가 많았다. 즉 배우로서 설리는 아직 유망주도 아니고, 연기력을 더욱 쌓아야 할 초짜 신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그가 어딘가 얄미운 구석이 있는 CF스타도 아니다. 작품 수는 많지 않으면서 CF출연이 많아 수입이 많은 연예인들을 보고 흔히 'CF스타'란 수식어로 부르는데, 설리는 이 카테고리에 속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막상 TV를 통해 설리는 볼 기회는 거의 없다.
그래도 언제나 이슈의 최정상에 있는 것은 설리의 힘이다. 그리고 설리의 이런 이슈는 본인이 선사하고 대중이 소비하는 이미지를 통해 나온다. 설리는 SNS와 각종 화보, 행사장 사진 등으로 끊임없이, 이 부분에서는 성실하다고 할 만하게 팬들을 만나는데 사진 속 설리는 20대의 푸릇하면서도 만개한 아름다움을 뽐낸다. 대중은 SNS로 화보로 행사장에 간 사진으로 설리의 성장을 지켜보고있다.
하지만 그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단순하지 않다. SNS에서는 연인 최자와의 달달한 데이트나 스킨십을 담은 사진을 솔직하게 내보내면서 흡사 자유연애를 즐기는 할리우드 연예인 같은 느낌도 들게 한다. 이에 대해서는 양극단의 반응인데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란 반응과 국내에서는 쉽게 보지 못했던 자유분방한 탈 아이돌의 모습에 일종의 시원함이나 짜릿함을 느낀다는 반응도 많다.
마치 '남들이 뭐라고 하든간에 나는 잘 살고 있다'란 것을 보여주는 듯한 설리는 이처럼 이미지의 노출 만으로도 최고의 이슈스타로 군림하며 여전히 행동 하나 표정 하나에도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
이런 설리는 배우로서 갖고 있는 열정이 꽤 진지하고 생각 이상이라는 전언이다. 설리에게 나이가 들수록 더 필요한 것은 '본업'이다. 그가 만날 영화는 이정섭 감독의 '리얼'이다. 시나리오 상에서는 수위가 어느 정도 센 영화였는데 완성품에서 설리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는 아직 미지수다. 설리 과연 이미지를 넘어 실체있는 스타가 될 수 있을까. / ny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