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오연서는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돌아와요 아저씨’에서 이 땅의 든든한 가장인 한기탁(김수로 분)이 잠시 환생한 한홍난을 연기했다. 몸은 누가 봐도 예쁜 여자인데 정신세계는 남자인 기탁을 표현해야 했던 오연서.
이 드라마는 죽었지만 생에 미련이 있어서 다시 이승으로 돌아와 못 다한 일을 마무리 짓는 역송 체험이라는 설정이었다. 오연서는 김수로를 연기해야 하는 막대한 책임을 졌고, 안정적인 연기로 자칫 과할 수 있는 웃음 장치까지 완벽히 표현했다. 특히 몸은 홍난이지만 마음은 기탁이기에 사랑하는 송미연(이하늬 분)에 대한 애절한 감정 표현은 시청자들을 눈물 짓게 했다.
오연서는 지난 18일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돌아와요 아저씨’에서 파격적인 변신을 하며 가진 부담감, 그리고 노력한 만큼 호평을 받은 것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아래는 오연서와 나눈 대화다.
드라마가 끝났는데 소감이 어떤가.
쉬는데도 촬영을 나가야 할 것 같았다.(웃음) 액션신을 거의 직접 했는데 몸이 많이 고생했다. 지금은 몸이 편해서 좋다.(웃음) 늘 그렇듯이 섭섭하고 시원하다. (정)지훈 오빠와 함께 한 코믹신이 체력이 많이 요구되는 신이었다. 둘 다 액션신을 하고 나면 힘들어서 못 하겠다고 농담했다. 오빠는 콘서트 무대보다 더 힘든 것 같다고 하더라.
어떤 액션신까지 다 소화했나.
고소공포증이 있는데 와이어 액션까지 했다. 생각보다 재밌었다. 액션을 빨리 배워서 스턴트 배우들이 전문적으로 배우라고 하더라. 그분들에게 액션 소질을 인정받아서 깜짝 놀랐다.
남자를 연기했는데 어려움은 없었나.
초반에 스트레스가 많았다. 시청자들이 공감해야 하는데 내가 (김)수로 오빠를 연기하는 게 쉽지 않았다. 그래도 내가 여성스러운 성격이 아니어서 다행이었다. 편하게 연기했다. 치마 입고 다리를 벌리는 연기는 신경이 쓰이긴 했다. 코믹 연기는 재밌었다. 지훈 오빠가 자기를 막 다뤄달라고 말해서 편안하게 했다. 고마웠다.
‘돌아와요 아저씨’ 이후 달라진 점이 있나.
여자 팬들이 많이 늘어서 기분이 좋다. 요즘에 여자 팬들이 안아달라고 하더라. ‘빛나거나 미치거나’ 출연 후에는 남성 팬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다르다. 정말 고맙다.
남자 연기를 잘 한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하늬 언니와 애정신이 많았는데 전작을 같이 해서 편했다. 여자와 여자라고 생각하지 않고 내가 남자라고 생각했다. 여자로서 멜로 연기를 많이 했는데, 남자로서 멜로 연기를 하니까 색달랐다. 남자는 여자를 지키고 묵묵히 바라보는 면이 있다. ‘이런 남자한테 사랑을 받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며 연기했다. 내 관점에서 여자들이 좋아하는 남자를 연기하려고 했다.
남자들에게 이것저것 많이 물어봤다. 어떻게 해야 남자 같은지 표정이나 동작에 대해 조언을 많이 받았다. 진짜 남자와 내가 흉내내는 남자가 다를 수 있으니까 신경을 많이 썼다. 사실 제 얼굴이 못 생겼다고 평가를 받으면 개인의 취향이니까 그럴 수 있다고 생각을 한다. 그런데 연기를 못한다는 말을 들으면 속상하다. 직업이 연기자인데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더 노력했다.
함께 연기한 정지훈과의 호흡은 어땠나?
지훈 오빠는 ‘멋진 형님’이다. 오빠 역시 나를 남동생으로 받아들였다. 사실 서로 얼굴을 때리거나, 내가 오빠의 엉덩이를 꼬집는 일이 창피할 수 있다. 그런데 오빠가 정말 성격이 좋다. 나도 오빠를 형님으로 생각했다. 오빠와 내가 개그합이 잘 맞았다. 오빠는 정말 열심히 연기를 한다. 신도 제일 많아서 고생이 많았는데 촬영장에서 짜증을 내거나 힘들어하는 것을 못 봤다. 오빠가 정말 열심히 하고 사람들에게 잘하는 것을 보고 많이 배웠다. / jmpy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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