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이승기는 이승기였다. ‘1박2일’의 막내이자 예능 초짜였던 그의 성장은 ‘신서유기’에서 정점을 찍었다. 그러더니 출연하지도 않은 ‘신서유기2’에서까지 존재감을 발산하며 보는 이들의 눈길을 단숨에 붙잡았다.
이승기는 지난해 웹과 모바일을 통해 방송된 신개념 예능 ‘신서유기’를 통해 시청자들과 만났다. 그가 데뷔곡 ‘내 여자라니까’ 덕에 줄곧 이어졌던 연하남 이미지를 탈피하고 ‘국민 남동생’으로 거듭나게 된 KBS 2TV ‘1박2일’의 원년 멤버들과 다시 한 번 뭉쳤다. 그 때문이었는지, 이승기는 마치 물 만난 고기처럼 모니터 안을 종횡무진했다.
‘신서유기’ 속 이승기의 캐릭터는 ‘승장법사’. ‘서유기’의 삼장법사처럼 손오공·저팔계·사오정을 이끌고 제작진이 만든 각종 고난들을 타파해 나가는 역할을 맡았다. 이승기 특유의 이지적인 이미지와 허당스러운 모습은 ‘승장법사’ 캐릭터에 매력을 더했다. 그와 강호동·이수근·은지원 3인방의 환상적인 조합은 독보적 흥행에 성공하며 새로운 예능 포맷의 가능성까지 열어 젖혔다.
최근 방송된 TV판 ‘신서유기’에서는 이승기의 입대 직전 모습도 공개됐다. 머리를 짧게 깎은 그는 “호동이 형이 (입대 선물로)스피커를 주셨다. 사실 집에 똑같은 것이 있지만 형에게 말을 하지 않았다”고 너스레를 떨 줄도 알았다. 그러면서도 “그 것은 누구에게도 주지 않을 것”이라며 훈훈하게 마무리를 짓기도 했다.
여기서 그의 존재감은 멈췄나 하면, 그렇지 않다. 이승기는 19일 TV캐스트 등을 통해 첫 공개된 ‘신서유기2’에서도 간접적으로 등장하며 시청자들에게 반가움과 웃음을 안겼다. 이승기는 시즌1보다 훨씬 독해진 나영석 PD에게 힘을 보태는 역할을 했다. 중국에 첫 발을 딛자마자 제작진의 함정에 빠진 멤버들은 이승기가 건넸다는 빨간 봉투를 손에 받아들었다. 봉투 안에는 숙소 주소와 함께 고생담을 막 시작한 형들을 놀리는 이승기의 메시지가 들어 있었다. 폭소를 금치 못할 상황이었다.
이처럼 이승기는 자신이 없는 ‘신서유기2’에서도 예능감을 뿌렸다. 이제 이승기의 빈자리를 훌륭히 메워줄 안재현의 활약은 물론 마치 드라마의 회상 장면처럼 적재적소에 등장할 이승기의 모습도 기대감을 높이는 이유다. /bestsurplus@osen.co.kr
[사진] ‘신서유기2’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