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으로 '국민 사위'란 별명을 얻은 배우 유준상이 변화했다. '피리부는 사나이'에서 연쇄 테러범 윤희성으로 분해 잔인하고 소름 끼치는 악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국민 사위'는 어쩔 수 없나 보다. 종영을 2회 앞둔 '피리부는 사나이'에서 윤희성(유준상 분)이 마지막 복수로 선택한 방법은 결국 국민 앞에 진실을 전하고 자신의 죗값 또한 모두 받는 것. 괴물이 되고만 정의로운 사나이, 윤희성의 안타까운 마지막은 배우 유준상의 열연을 통해 시청자에게 오롯이 전달됐다.
19일 오후 방송된 tvN 월화 드라마 '피리부는 사나이'(연출 김홍선, 극본 류용재)14화에서는 윤희성이 생방송 뉴스를 통해 13년 전 일어난 뉴타운 재개발 사건의 진실을 모두 폭로하는 이야기가 그려졌다.
폭탄 테러의 희생양이 될 뻔한 여명하(조윤희 분)는 가까스로 목숨을 구한 뒤 주성찬(신하균 분)과 함께 윤희성의 과거를 추적했다.
여명하의 어릴적 사진 한 장을 단서로 윤희성의 과거를 추적하던 중, 두 사람은 윤희성이 전경으로 13년 전 뉴타운 재개발 사건에 투입된 사실을 깨닫게 됐다.
앞서 주성찬과 여명하는 당시 재개발 사건의 피해자로 윤희성을 지목, 그가 이 때문에 서건일 회장을 죽이려 한다고 오해했지만, 그 또한 가해자 중 한 명으로 사건에 가담했던 것.
윤희성은 제 손으로 가족을 포함해 사랑하는 이웃의 삶을 망가뜨려야 했다는 죄책감에 사로잡혀 기자가 되기로 결심, '피리부는 사나이'가 되어 오랜 시간 치밀한 복수를 계획하며 살아왔다.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여명하는 윤희성이 서건일 회장을 죽이고자 병원으로 향할 거로 예상했다. 경찰들은 서둘러 서건일 회장이 있는 병원으로 향했고 그의 마지막 복수를 막고자 고군분투했지만, 사건의 흐름은 전혀 다른 곳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서건일 회장의 병원을 찾은 이는 평범한 배달원이었다. 경찰들은 어리둥절했고 같은 시각, 윤희성은 뉴스 생방송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
윤희성은 평소와 다름없이 태연하게 생방송 뉴스를 진행해 모두를 의아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클로징 멘트는 평소와 달랐다.
방송이 막바지에 다다르자 윤희성은 "시청자 여러분. 오늘이 제가 전하는 마지막 뉴스가 될 것 같습니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오래된 사건이라 모두 궁금해하지 않으시겠지만, 13년 전, 그러니까 지난 2003년 1월 25일, 뉴타운 재개발 당시 사건이 하나 있었습니다. 지금은 골든힐 카지노 호텔에서 일어난 일이지요"라고 말을 이었다.
이어 "당시 철거민 4명과 경찰 1명이 숨지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나 또한 갓 배치된 전경으로 그 현장에 있었습니다"라며 "철거민들은 저를 바라보며 '살인자'라고 울부짖었습니다"고 당시 상황을 폭로했다.
윤희성은 마지막으로 "언론은 진실을 알리는 대신 침묵을 권장했습니다. 힘없는 자들의 목소리에는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진실을 전하고 그 일에 책임있는 자들을 처벌하기 위해 스스로 피리 부는 사나이가 되었습니다"고 덧붙였다. 이후 자신을 기다리던 경찰들에게 현장에서 체포되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런 그를 먼발치서 바라보던 주성찬 또한 오묘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며 남은 2회를 향한 기대감을 더했다. /sjy0401@osen.co.kr
[사진] tvN '피리부는 사나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