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영화를 보고 나면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안소니 루소, 조루소 감독)의 백미가 스파이더맨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할 관객은없을 것이다. 그만큼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일원으로 돌아온
스파이더맨의 모습은 한없이 신선하고 청량감 넘친다. 이와 더불어 어벤져스 멤버들과 처음 함께 하게 된 앤트맨의 모습은 단독 영화 속 모습 못지 않게 유쾌해 웃음을 줬다.
지난 19일 베일을 벗은 영화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는 영웅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스펙터클한 액션과 뉴욕과 런던, 베를린과 라고스, 펜실베니아 등 세계 여러 도시 곳곳을 아우르는 큰 스케일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에는 총 11명의 영웅이 등장하는데, 주인공인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을 비롯해 블랙 위도우, 호크아이 등 기존 어벤져스 멤버들, 거기에 새로 합류한 블랙펜서와 앤트맨, 스파이더맨이 포함됐다.
역대 마블 히어로 중 가장 많은 인원이 출연하는 이번 영화는 팬들 사이에서는 '어벤져스 2.5'라고 불릴 정도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갈등의 주체는 타이틀롤 캡틴 아메리카지만 그 뿐 아니라 그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볼 수 있었던 다양한 영웅들이 한 데 뭉쳤다는 점이 이번 시리즈의 매력포인트로 여겨진다.
'어벤져스' 시리즈와 구분되는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의 특징이 있다면 기존 히어로 영화의 공식을 따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어벤져스'와 달리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 속 영웅들은 힘을 합해 빌런을 무찌르지 않는다. 대신 이들은 서로 다른 신념과 철학에 따라 다른 선택을 하고, 어쩔 수 없이 두 편으로 나뉘어 싸우게 된다.
한 때 한 편이었던 영웅들의 갈등을 다룬다고 해서 영화가 우울한 것은 아니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는 마블의 히어로 영화 답게 시종일관 특유의 유머 감각이 넘친다. 중요한 순간 영웅들이 던지는 농담 한 마디 한 마디가 웃음을 주는 편. 그 중에서도 많은 관객을 웃게 만드는 부분이 스파이더맨, 앤트맨의 장면이다.
극 중 스파이더맨은 어떤 계기를 통해 어벤져스에 함께 하게 되는데 다른 멤버들보다 연령대가 조금 젊어 어벤져스 인턴(?) 같은 느낌을 주는 게 사실이다. 그러하다 보니 처음 싸움에 투입돼 신기하다는 듯 반응하는 그의 모습이 귀엽기만 하다.
스파이더맨이 인턴이라면 앤트맨은 어벤져스 멤버들과는 처음 만난 신참이다. 영화 속에서 앤트맨의 캐릭터는 단독 영화 '앤트맨'에서 봤던 특유의 캐릭터가 살아있어 웃음을 준다. 또 어딘지 모르게 다른 영웅들보다 조금 더 소박하고 소시민적인 스콧 랭(폴 러드 분)의 모습이 관객들의 웃음보를 자극한다.
새롭게 어벤져스에 속하게 된 멤버들의 매력은 기존 멤버들 못지 않다. 조금씩 더 확장돼 가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어벤져스로 함께 하게 된 이들의 색다른 매력이 영화를 기다려 온 관객들이 입맛에 취향저격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ujenej@osen.co.kr
[사진]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 스틸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