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진-신진식을 잇는 배구계 꽃미남 콤비가 예능계도 접수했다. 문성민-김요한이 그 주인공이다. 명성에 비해 TV 출연은 잦지 않았던 터라 어색함도 있었지만, 예능 초짜이자 프로 배구인으로서 문성민과 김요한이 참여한 ‘우리동네 예체능’은 이들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게 했다.
지난 19일 방송된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에서는 우리동네 배구단과 프로배구 간판스타들이 한데 모였다. 히어로들이 잔뜩 모인 영화 ‘어벤져스’를 연상케할 만큼 화려한 선수진의 실력과 외모는 배구에 대한 관심까지 높이기 충분했다.
이날 모든 선수들이 역량을 뽐냈지만, 예능적 면모로 봤을 때 가장 돋보였던 것은 김요한과 문성민이었다. 문성민은 “발만큼 힘이 센 손을 가졌다”는 MC들의 칭찬에 “사실 손으로 걸어 다니기도 했다”고 썰렁한 농담을 던졌다. 본업은 배구선수지만,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니 제몫은 하고 가야겠다는 부담감이 느껴졌다. 그러나 웃음은 의도치 않은 곳에서 이내 터졌다. 문성민은 서브할 때 공의 파워를 설명하며 “상대편이 블로킹을 하다가 얼굴을 맞았는데 피가 줄줄 났다”고 밝혔다. 알고 보니 공에 맞아 난 상처 때문이 아니라 여드름이 터지는 바람에 벌어진 해프닝이었다고. 이때부터 다소 경직됐던 선수진의 분위기가 풀어지기 시작했다.
김요한의 능청스러움도 상당했다. 문성민이 “과거 김요한 팀과의 경기에서 졌을 때 감독님이 ‘너는 김요한과의 대결에서 졌다’고 말해 눈물을 흘렸다”고 밝히자 김요한은 “울든 말든 좋아하느라 바빠서 몰랐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줬다. 이에 오만석이 “그때는 졌지만 지금은 문성민이 MVP 아니냐”고 거들자 두 사람의 희비는 다시 엇갈렸다.
문성민과 김요한은 커플 댄스도 선보였다. 코트 위의 카리스마는 온데간데 없이 각자 목을 붙들고 춤에 열중하는 진풍경이 모두를 웃겼다. 또 이들은 서로를 향한 장난 섞인 경쟁심을 숨기지 않았다. 출연진 전원은 ‘점프왕’에 도전하게 됐는데, 김요한의 차례가 다가오자 문성민은 “오늘만큼은 졌으면 좋겠다”고 농담을 하더니 그가 결국 2등에 머무르자 유독 밝은 모습을 보여 폭소를 자아냈다.
이어 주량을 밝힐 때 문성민이 “소주 한 병”이라고 하자 김요한은 “그럼 저는 한 병 반이다”라고 하는가 하면, 처음 배구를 시작한 시기를 묻는 질문에 김요한이 “5학년”이라고 답하자 문성민이 바로 “저는 4학년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두 사람의 웃음 가득한 경쟁심에는 강호동도 가세했다. 김요한이 14번, 문성민이 15번이라는 말을 들은 강호동은 “이번엔 문성민이 이겼다”고 말하기도.
방송에 서툴어서 나오는 의외의 진솔함은 ‘우리동네 예체능’에서 발견할 수 있었던 두 사람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였다.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의 실력을 인정해 주는 오랜 친구 같은 관계도 훈훈했다. ‘척하면 척’으로 맞아 떨어지는 호흡도 볼거리였다. 마치 짜여진 콩트 속 주인공들처럼 환상적 궁합을 보여 준 문성민과 김요한의 모습, 조만간 예능에서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bestsurplus@osen.co.kr
[사진] ‘우리동네 예체능’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