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끔하다. ‘동네변호사 조들호’가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집중 조명하고, 야무지게 꼬집어내는 방식으로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까지 마련하고 있다. 여기에 유쾌하고 통쾌한 한방을 시원하게 날리면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고 있는 것.
특히 이 같은 분위기는 박신양의 시원시원한 연기와 맞물리면서 극강의 시너지를 낸다. 단단한 목소리로 법정에서 외치는 그의 대사들은 귀를 통해 마음에 꽂히며 뭉클함까지 자아내고 있다.
지난 19일 방송에서는 침묵 퍼포먼스가 꽤나 임팩트가 강했다. 이날 방송된 KBS2TV ‘동네변호사 조들호’에서는 방긋유치원 아동학대 사건과 씨름하는 조들호 변호사 사무실 식구들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조들호(박신양 분)은 결국 해낸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유치원 급식비리 사건을 해결하기 직전까지 끌고 간 것. 법정에서 펼친 침묵 퍼포먼스가 결정적이었다. 진실을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은 침묵으로 일관했고, 조들호와 이은조(강소라 분)는 끊임없이 설득했다. 하지만 여의치 않았다. 동료 교사들은 업계 소문을 걱정했고, 서연의 어머니는 유치원이 타격을 입으면 당장 아이를 맡길 곳이 없다는 사실에 입을 닫은 것.
이런 상황에서 재판이 시작됐고, 조들호는 아무 말 없이 재판장을 빤히 바라보기만 했다. 침묵이 계속되자 보는 이들은 조들호를 채근했다. 여기서부터가 소름이다. 조들호는 “침묵을 하면 이런 일이 일어난다. 진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침묵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진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증인 출석을 부탁했지만 오지 않았다. 사건이 쓰레기죽 사건임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침묵을 하고 있다”고 말을 이었다.
핵심은 여기서부터. 그는 “우리는 불과 몇 년 전 침묵을 하면 모두 함께 가라앉는다는 사실을 봤다”며 세월호 참사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침묵을 하고 있는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호소하고 싶다. 침묵은 세상을 바꾸지 못한다”고 재판을 마무리했다.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아이들에게 쓰레기 죽을 먹이는 유치원. 실제 우리 사회에서도 드러나는 문제들과 이를 감추려는 비리 등의 어두운 면을 제대로 꼬집은 것이다. 조들호의 법정 대사는 드라마에서 뿐만이 아니라 실제 우리 사회에도 따끔한 일침이 되고 있는 셈. 이에 시청자들의 응원과 사랑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렇다보니 시청률도 순항 중이다. 20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9일 방송된 KBS 2TV ‘동네변호사 조들호’ 8회는 전국 기준 12.1%를 기록, 동시간대 방송된 SBS ‘대박’(8.7%), MBC ‘몬스터’(8.1%) 등을 제치고 1위에 오른 바다.
정의구현에 힘쓰며 활약 중인 ‘조들호’에 뜨거운 응원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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