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를 두려워하는 자는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없다는 말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나영석 PD에게 “옛날 사람”으로 치부되던 방송인 강호동이(완전히는 아니지만) 조금씩 달라진 모습으로 웹 예능판에 적응해나가고 있다.
한마디로 과거의 강호동이 소멸(?)하고, 현재의 새로운 강호동이 승리하게 됐다는 말이다. 사물 그 자체로만 놓고 봐도 본래대로 보존하려 하는 요인과 새로운 것으로 변화하려는 요인이 있는데, 양자가 서로 투쟁하다 결국 후자가 승리하는 모습이다. 이제 고전적인 몸 개그만 떼어버린다면 완전히 새로운 환경에 적응한 ‘국민 MC’ 강호동을 만나볼 수 있을 듯 싶다.
강호동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부분은 지난 19일 첫 공개된 tvN go 예능 ‘신서유기2’를 통해서다. 웹 예능인 ‘신서유기’는 TV 예능과 달리, PPL에 있어서 규제가 없고 자유로운데 이날 방송에서 강호동은 제작진으로부터 “음료수를 협찬 받았다”는 말을 듣고 곧바로 “맛이 정말 고소하다”고 상품을 홍보하기 시작했다. 상표를 가리던 TV예능과 비교했을 때는 정말 상상하지도 못할 일이다. 스스럼 없이 PPL을 시도한 것이다.
강호동은 지난해 방송된 ‘신서유기’ 시즌1에서 웹 예능이든, TV예능이든 자연스러워하는 동생 이승기와 달리 “어떻게 해야 돼?”라고 안절부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물론 순발력과 재치가 뛰어난 명MC로서, 절친한 사이인 ‘1박2일’ 출신 멤버들과 함께 미래에 직면할 상황에 대해 예상하고 준비를 했겠지만 낯설어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6개월 만에 돌아온 강호동은 확실히 달라져 있었다. 본인은 시즌1보다 더 긴장했다고 했지만 되레, 2등과 큰 격차로 승리한 1등 선수의 당찬 모습과 여유가 느껴졌다.
당시 갓 복귀해 몸이 움츠려져 있었던 이수근이 이번에는 예능판에 완벽하게 녹아들면서 강호동과의 형제 케미가 빛을 발했고, 새로 들어온 신입생 안재현에게 져주는 듯 그의 장점을 뽑아내는 모양새가 여간 예사롭지 않았다. 역시나 국민 MC다운 행보다.
강호동의 기세가 예전만 못하다는 말도 가끔 들리곤 한다. 하지만 운동선수 출신의 예능감은 건재하다는 평가다. 옛날 사람 강호동은 여전히 국민 MC의 ‘꽃길’을 걷고 있다./ purpli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