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위기봉착 BIFF, 21번째 생일 맞이하려면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6.04.20 17: 05

위기에 봉착한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21번째 생일을 맞이하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이 꽤 많아 보인다.
영화계가 2106년 BIFF 보이콧을 선언한 가운데 부산시가 20일, BIFF와 관련된 입장을 표명하면서 부산시와 영화계 양측이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표면적으로 드러나게 된 것.
앞서 범 영화인 비대위는 BIFF 참가를 전면 거부하기로 밝히며 보이콧 선언을 한 바 있다. 범 영화인 비대위에는 한국영화제작가협회부터 한국영화감독협회, 여성영화인모임 등 총 9개의 단체가 포함, 사실상 영화계 전체의 의견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이다.

이처럼 영화계에서 부산시에 등을 돌리며 부산시 역시 난감하게 됐다. BIFF 논란을 둘러싸고 부산시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영화인들의 보이콧 선언까지 겹치면서 여론이 악화된 것은 불 보듯 뻔한 일.
상황을 타개하려고 했던 것일까. 부산시는 수도권 기자들을 대상으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며 BIFF에 대한 부산시의 입장을 밝혔다. 억울하다는 것이 부산시의 입장이다. BIFF를 탄압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으며 언제든지 BIFF와의 대화를 환영한다는 것도 부산시가 내놓은 공식 입장이다.
영화인들의 보이콧, 부산시의 입장 발표 등 BIFF 논란이 점차 가열되면서 문제는 당장 올해 BIFF가 열릴 수 있느냐 마느냐가 됐다. 제21회 BIFF를 약 6개월 남겨놓은 상황에서 준비에 들어가야 할 BIFF는 아직까지 진통을 겪느라 이렇다할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과연 BIFF가 21번째 생일 잔치를 잘 치르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영화계 쪽에선 영화제의 자율성과 독립성 보장을 요구 중이다. 지난 19회 BIFF 당시 '다이빙벨' 논란으로 독립성에 침해를 받았다고 주장한 영화계 측은 BIFF가 프로그램 선정에 있어서 독립성을 보장해 달라는 요구를 끊임없이 내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부산시 측은 서병수 부산시장의 조직위원장 사퇴가 독립성을 보장하는 것이라며 영화계 측의 요구와는 다소 동떨어진 대답을 내놨다. 김규옥 부산경제부시장은 "독립성은 확실하게 보장해야 된다고 본다. 서병수 시장의 조직위원장 사퇴가 그것"이라면서도 "국가 재정지원을 받는 기관으로서 공익적 관점에서 책임성은 필요하지 않겠는가. 그런 책임성은 있어야 한다고 본다"는 애매모호한 말로 듣는 이들의 고개를 갸우뚱 하게 만들었다. 영화제의 독립성을 놓고 이와 같은 양측의 의견이 합의에 이르러야만 BIFF 생일 잔치가 가능할 전망.
하지만 독립성 보장 이후에도 산은 많다. 조직위원장 임명부터 관련된 협상 진행까지, 부산시와 BIFF 측의 의견 일치만이 2016년도 BIFF를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양측 모두 한 발짝 물러나 많은 것들을 포기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쉽사리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하고 있어 파행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 trio88@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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