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가 격이 다른 무대로 ‘갓거미’를 다시한번 입증했다. 평소 거미의 스타일과 전혀 다른 윤종신의 ‘환생’을 도전곡으로 받은 거미. 얼핏 저 곡을 어떻게 소화하나 살짝 걱정도 됐지만, 기우였다. 역시 거미는 거미였다. 여리한 목소리로 기교없이 부르던 거미는 마지막에 모든 것을 쏟아내며 기승전결이 확실한 무대를 만들었다. 소름끼치는 무대였다.
20일 방송된 SBS ‘신의 목소리’는 아마추어 도전자로 강성호가 출연했다. 아마추어의 탈을 쓴 사실은 프로였다. 2014년 소리얼이라는 그룹으로 데뷔를 했던 강성호는 이승철의 ‘말리꽃’을 선택해 무대에 등장했다.
성시경과 같은 보이스로 노래를 부르던 그는 클라이막스에는 록스타일의 발성으로 에너지를 폭발시켰다. 성시경도, 윤도현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며 칭찬했다. 그는 거미의 평소 팬이라며 도전자로 거미를 지목했고, 거미가 도전할 곡으로 ‘환생’을 선택했다.
거미는 한번도 불러보지 않았던 곡에 당황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도전 무대가 이어졌고, 강성호는 거미의 ‘그대라서’라는 곡을 불렀다. 역시 자신의 기량을 펼치며 좋은 무대를 보여줬다. 거미는 더 긴장한 채 무대에 올랐다. 거미가 무대에 오르기 전, 관객들은 거미가 개성강한 곡을 어떻게 소화할지 기대반 걱정반으로 지켜봤다.
거미는 여리한 목소리로 윤종신의 ‘환생’과는 전혀 다른 ‘여자 노래’로 만들었다. 그러다 마지막에 잠깐 뚬을 들인 뒤 폭발적인 가창력을 펼쳐보였다. 관객들은 환호를 지르며 소름끼쳐했고, 이국주는 무대를 본 뒤 “저 언니가 저렇게까지 해야되나 생각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경연 프로그램에 나올 때마다 ‘엄지척’을 들어올리기 만드는 거미의 무대. 이날 역시 전혀 의외의 선곡에도 ‘갓거미’를 입증하며 관객과 시청자들의 입을 딱 벌어지게 만들었다. 이제 어떤 곡이 와도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 bonbon@osen.co.kr
[사진] ‘신의 목소리’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