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네 사장님이 아이돌 가수들의 단골 프로그램에서 '춤신'의 본능을 마음껏 드러냈다. JYP엔터테인먼트라는 국내 3대 기획사의 사장이기도 하지만 24년차 댄스 가수이기도 한 그는 새 앨범 홍보를 위한 예능으로 '주간아이돌'만을 택했다며 놀라운 자신감을 보였다.
가수 박진영은 지난 20일 오후 방송된 MBC에브리원 '주간아이돌'에서 기획사 대표로는 처음으로 이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등장 소식만으로 3MC들을 긴장하게 했던 그는 이내 아이돌이 따라갈 수 없는 깊이있는 춤사위로 댄스 가수 대선배의 위엄을 보여줬다.
박진영은 비닐 바지 패션의 원조답게 이날도 알록달록한 반짝이 바지를 입고 등장했다. 근황 토크는 사장님다웠다. 식스틴에서 전소미를 떨어트린 이유를 묻는 질문에 "겉절이 같았다. 조금 더 익어야 맛있는 김치가 되는 그런 거였다"고 설명하거나, MC이자 한 때 자신의 회사 연습생이었던 EXID 하니에 대해 "이런 친구는 어디에 있었을까 생각했다"며 놓쳐서 아쉬운 아이돌 1위라고 말하는 식이었다.
그러나 '주간아이돌'의 백미, 춤 시간이 돌아오자 사장님 모드는 꺼지고 댄스 가수 본능에 불이 켜졌다. 바람이 잘 통하지 않는 지하 3층에서 유독 땀을 많이 흘렸던 그는 '날 떠나지마'부터 '어머님이 누구니'까지 수개의 히트곡 메들리 댄스를 연이어 보여주며 녹슬지 않은 실력을 과시했다. 또 이날의 댄스를 위해 아침부터 연습실에서 연습을 했다고 귀띔을 하기도.
이어 랜덤플레이댄스가 시작 됐는데, 생각지 못한 고비가 왔다. 자신이 작곡한 제자들 곡의 안무를 기억하는 게 쉽지 않았던 것. 미쓰에이의 '배드 걸 굿 걸'에서 막힌 박진영은 '멘붕'에 빠졌고, 작가들과의 협상 끝에 가장 어려운 이 '배드 걸 굿 걸' 댄스 시간엔 먼저 수신호를 받기로(?) 했다.
자신의 히트곡들부터 원더걸스의 '텔미텔미', 박지윤의 '성인식', 2PM의 '어게인 & 어게인'까지 아이돌 제자들의 노래에 맞춰 안무를 완벽히 선보인 그는 마침내 '배드 걸 굿 걸'도 해냈고, 세 번의 시도 끝에 랜덤플레이댄스를 성공시켰다.
박진영의 '주간아이돌' 출연이 대단했던 것은 꺼지지 않은 열정 때문이었다. 그는 보통 아이돌들이 자신을 알리기 위해 나오는 이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출연 의사를 보였고, 거기에 멈추지 않고 보여줄 것들을 위해 연습을 하는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아이돌들도 해내기 어려운 랜덤플레이댄스를 해낸 사장님의 모습은 그 자체로 멋있었고, 칭송받을 만 했다. /eujenej@osen.co.kr
[사진] '주간아이돌'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