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동안 휘몰아친 지성의 연기력은 명불허전 그 자체였다. 역시 믿고 보는 배우 지성이다.
지성은 지난 20일 첫 방송된 SBS 새 수목드라마 '딴따라'(극본 유영아, 연출 홍성창 이광영)에서 비정함과 냉혹함을 무기로 딴따라 업계 최고의 자리까지 올라섰다가 아무것도 없는 바닥으로 떨어진 매니지먼트 대표 신석호를 연기했다.
잘 나가던 매니지먼트 Ktop의 이사 신석호는 안하무인 그 자체였다. 스캔들 사진을 돈으로 막은 뒤 딴따라는 노래하고 춤 추는 사람이니 일반인처럼 행동하지 말라고 협박을 하기도 하고, 음악방송 PD에게는 아파서 녹음을 해야 한다고 거짓말을 하고는 그 시간에 광고 촬영을 시키기도 했다.
또 아이돌 그룹 잭슨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파렴치한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순위 조작은 기본이거니와 다른 작곡가의 곡을 잭슨 멤버 지누의 곡으로 둔갑시킨 뒤 돈으로 갑질을 해댔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업계 관행 같은 건 무시하기 일쑤였다.
결국 이 같은 행동들은 그를 나락으로 떨어뜨리고 말았다. 작곡가의 자살 소식을 전해 들은 신석호는 술을 마신 상태에서 급히 운전을 하다가 교통사고가 났는데, 피해자가 끝까지 합의를 해주지 않아 교도소까지 가고 말았다. 하지만 이는 Ktop의 대표 이준석(전노민 분)의 계략이었고, 신석호는 믿었던 이들에게 배신 당하고 갈 길을 잃고 말았다.
첫 회에 그려진 신석호의 삶은 롤러코스터 그 자체였다. 세상을 자신의 손바닥 위에 놓고 마구 주무르던 안하무인 매니저에서 모든 것을 다 잃고 벼랑 끝에 내몰린 기구한 모습으로, 정말 한순간에 달라진 삶이었다. 지성은 이런 신석호를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연기해내 극적 몰입도를 높였다. 압도적인 분량은 물론이고 극과 극을 오가는 상황 때문에 지성은 무엇하나 부족함 하나 없는 연기력을 보여주며 '원맨쇼'를 펼쳤다.
연출자인 홍성창 PD가 "지성의 신들린 연기를 보게 될 것"이라고 자신한 이유를 1회만 봐도 알 수 있을 정도. 지성은 이미 지난 해 MBC '킬미힐미'를 통해 7개의 인격을 가진 인물을 너무나 훌륭하게 소화해내 연기대상까지 품에 안은 바 있다. 연기력에 있어서만큼은 그 어떤 이견이 없는 그다. 그리고 지성은 '딴따라'를 통해 '믿고 보는 배우'임을 다시 증명해내며 시청자들에게 자신의 진가를 재확인시켰다.
이제 첫 발을 내디딘 '딴따라'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아직까지는 시청자들의 반응도 엇갈리고 있는 상황. 하지만 지성을 비롯해 하늘(강민혁 분), 그린(혜리 분)가 보여준 탄탄한 연기력과 색깔 확실한 캐릭터들은 앞으로의 '딴따라'를 더욱 기대케 하는 분명한 이유다. /park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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