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술에 배부를쏘냐. 비록 첫 방송은 타 방송사에 밀렸지만 '갓지성'의 진가 발휘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지성과 강민혁 그리고 혜리가 만나 이뤄나갈 꽃길 프로젝트가 2회부터 펼쳐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첫 방송된 SBS 새 수목드라마 '딴따라'(극본 유영아, 연출 홍성창 이광영) 1회는 6.2%(전국기준, 닐슨코리아)의 시청률을 얻었다. KBS 2TV '태양의 후예' 스페셜이 17.7%가 넘는 시청률로 여전한 강세를 보였기 때문. 하지만 MBC '굿바이 미스터 블랙'(8.1%)과는 2% 포인트의 차이를 보이며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진검 승부를 예고했다.
'딴따라'는 벼랑 끝에서 만난 안하무인 매니저 석호(지성 분)와 생초짜 밴드 딴따라의 꽃길 인생작 프로젝트를 그리는 드라마로 지성의 복귀작으로 큰 기대를 모았다. 지성은 시청자들의 기대에 부흥하듯 첫 방송부터 신들린 연기력을 뽐내며 '갓지성'이라는 찬사를 얻었다.
이날 방송에서는 자신이 키운 아이돌 그룹 잭슨을 등에 업고 갑질을 해대는 안하무인 매니저에서 벼랑 끝으로 내몰린 낙오자가 되는 과정이 빠르게 전개됐다. 딴따라는 사랑도 하면 안 된다고 말하고, 거짓말과 사기 행각을 일삼는 그의 모습은 분노를 유발하기 충분했다. 그리고 이는 곧 신석호를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이유가 됐다. 믿었던 이들에게 배신 당하고 쓰라린 패배감을 맛보게 된 것.
지성은 '딴따라' 첫 회를 가득 채운 신석호를 너무나 훌륭하게 연기해냈다. 분명 멱살을 잡고 뒤통수를 때려주고 싶게 만들 정도로 악랄한 구석이 철철 넘치는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재기를 응원하게 만드는 건 모두 지성의 절절하면서도 깊이감 있는 감정 연기 때문이다. 순간순간 변하는 상황 속 디테일한 표정과 눈빛 연기는 그가 왜 '믿고 보는 배우'인지를 제대로 알게 했다.
이런 지성과 호흡을 맞추게 될 하늘 역의 강민혁 역시 짧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깊은 인상을 남겼다. 성추행범이라는 누명을 쓰고도 "도와줬다"는 말만 할 뿐 제대로 된 해명을 하지도 않고, 누나 그린(혜리 분)를 외면하는 그의 무겁고 어두운 모습은 그간의 사연을 궁금케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 역시 석호와 마찬가지로 벼랑 끝에 서 있는 것이 분명했기 때문. 그리고 이런 하늘의 안타까운 상황은 강민혁의 절제된 감정 연기를 통해 더욱 설득력 있게 표현이 됐다.
더 이상 도망칠 곳이 없는 두 사람은 과연 진정한 '딴따라'가 될 수 있을까. 그리고 '딴따라' 역시 짜릿한 역전극을 만들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parkjy@osen.co.kr
[사진] '딴따라'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