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하다는 KBS, 말도 안 된다는 SBS, 그리고 문제될 일은 없었다는 제작사의 3각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가운데, 과연 이 일련의 사태에 누구의 잘못이 큰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먼저 ‘질투의 화신’은 잘난 정규직 기자 여앵커 아나운서가 방송국의 뉴스룸과 낡고 보잘것없는 빌라라는 두 공간을 오가며 벌어지는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로, 조정석 공효진이 주연을 맡아 일찍부터 기대작으로 등극한 작품이다.
가장 먼저 ‘질투의 화신’의 손을 잡은 것은 KBS. KBS는 조정석과 공효진이 출연을 논의 중이던 시기부터 ‘질투의 화신’의 편성을 염두하고 있었고, 실제로 ‘질투의 화신’이 SBS로 편성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마자 “‘질투의 화신’은 김우빈 수지 주연의 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 후속으로 오는 9월 방송된다“고 밝히며 이를 부인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질투의 화신’이 SBS 수목극으로 최종 편성되며 본격적인 양 방송사 간의 싸움이 시작됐다. 드라마 홍보사는 지난 19일 당초 KBS와 편성 논의를 했던 ‘질투의 화신’이 편성시기와 제작 스케줄 등이 맞지 않았던 관계로 SBS에서 8월 중 시청자를 만나게 됐다고 밝힌 것.
이에 KBS는 ‘질투의 화신’은 이미 ‘함부로 애틋하게’ 후속으로 편성을 확정지은 작품이라며 발끈했지만, ‘질투의 화신’ 측은 “KBS가 여전히 편성을 주장한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며 “KBS와 앞서 편성을 논의했었지만, 한 번도 확정한 적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러한 기싸움은 오늘(21일)도 이어졌다. KBS가 ‘질투의 화신’이 SBS에서 편성된 것은 상도덕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분노를 드러낸 것이 발단이 됐다. KBS 측은 “‘질투의 화신’은 KBS가 편성을 확정 짓고 공효진의 주장대로 연출과 촬영 감독을 선정한 일까지 수용하겠다고 했던 작품이다”라고 격분했다.
또한 “최종 사인을 안 한 상태였기 때문에 법적 대응은 할 수 없겠지만, 보통은 세부 사항을 조율해서 도장은 마지막에 찍지 않느냐. 더군다나 ‘질투의 화신’은 KBS에서 ‘함부로 애틋하게’ 후속으로 편성 확정까지 받은 상태였다”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향후 여러 가지 대응을 강구할 것이라는 입장을 덧붙였다.
물론 이에 대해 제작사와 SBS의 입장 역시 강경했다. 특히 제작사인 SM C&C 측은 공효진이 드라마 제작진에게 요구했다는 점에 “그런 이야기가 오간 적은 없다”라며 KBS 편성은 일정상 힘들었다고 설명했으며, SBS 측도 “‘질투의 화신’을 우리가 가로채왔다는 주장은 말도 안 된다”라며 전혀 문제될 일이 없었음을 강조했다.
이처럼 ‘질투의 화신’은 방영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웃지도 울지도 못하게 됐다. 편성을 두고 KBS, SBS, 제작사가 치열한 진실공방을 벌이는 와중 사실 여부가 밝혀지지 않은 공효진의 조건 문제까지 더해지며 문제가 점점 복잡해지고 있는 것. 과연 누가 진실을 말하고 있으며, 얽히고설킨 이번 논란이 어떻게 매듭지어질지가 중요한 문제로 남았다. / jsy90110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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