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스타에 대한 대중의 용서. 그 기준은 뭘까? 복귀를 시도한 두 스타에 대한 반응이 극과 극을 달리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 게스트로 지상파 복귀를 시도한 예능 스타에게는 찬사가 쏟아지는 한편, 예능 프로그램에 이어 뮤지컬로 복귀를 시도했던 가수의 공식 무대 컴백은 또 다시 무산됐다.
같은 날 다른 표정일 수밖에 없는 두 연예인의 희비교차. 이는 과거 이들이 저질렀던 어떤 잘못에 대한 사회적 용인에 분명한 차이가 있음을 시사한다. 단순히 호감이나 비호감의 문제로 보기는 어려운 듯 보인다.
가수 겸 MC 탁재훈은 지난 20일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라디오 스타'에 출연해 변함없는 입담을 발휘했다. 다소 조심스러운 모습으로 등장한 그는 시청자들에게 자신의 잘못을 정중하게 사과했다.
'황금어장-라디오스타'는 탁재훈의 사과의 시간 뿐 아니라 3년간 꾹꾹 눌러왔던 '악마의 재능'을 발휘할 시간을 줬다. 탁재훈은 센 질문들을 툭툭 던지는 '라디오 스타' MC들에게 정중하면서도 재치있는 대답을 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MC들의 요구에 따라 사과 장구와 사과 댄스를 추고, 결혼 전 헤어진 전 부인을 사촌 여동생이라고 둘러댔던 것을 이용해 "그 때 그 사촌 여동생과 실컷 싸우고 헤어졌다. 사촌 여동생이 나를 고소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라고 솔직하게 털어놓는 그의 입담에 웃지 않을 사람은 없었다. 그 때문에 현재 탁재훈의 지상파 복귀는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같은 날 가수 이수는 뮤지컬 '모차르트!' 캐스팅으로 논란을 겪었다. '모차르트'는 음악가 모차르트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이수가 출연하게 됐는데, 그의 출연에 대한 뮤지컬 팬들의 반대여론으로 인해 캐스팅이 번복되고 만 것.
'모차르트!'의 제작사 EMK컴퍼니 측은 이수가 뮤지컬에서 하차하게 된 사실을 알리며 "EMK는 캐스팅 발표 이후 반대 여론이 형성되고 원작사도 이에 우려를 표하는 등 캐스팅 논란이 확산되어 이수씨의 소속사와 지속적인 논의 끝에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발표했다.
또 "'모차르트!' 오디션 현장에서 보여준 이수씨의 모습은 음악에 대한 깊은 열정을 간직한 훌륭한 보컬리스트였습니다"며 "과거의 잘못에 대해 반성하며 새롭게 시작하려는 이수씨에게 이번 '모차르트!'가 새로운 인연과 기회의 의미가 되길 바라며 그의 재능이 좋은 무대를 만드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던 만큼 이번 하차 결정이 제작사로써도 매우 안타깝다"고 과정을 설명했다. 앞서 이수는 MBC '나는 가수다'에 출연이 결정된 후에도 통편집 하차를 겪으며 복귀가 무산된 바 있다.
이수의 복귀가 이토록 어려운 이유는 2009년 그가 일으켰던 사건이 도덕적 이미지에 큰 손상을 줄 뿐 아니라 소식을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불편함'을 주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음주운전이나 도박 등은 분명 잘못이긴 해도, 자숙의 시간을 거치고 난 후 대중에게는 적어도 당사자의 얼굴을 보기에 불편함이 없는, 덮어주고 넘어갈 수 있는 일로 여겨진다. 하지만 미성년자가 연루된 성매매, 라는 이슈는 이름처럼 자극적이라 쉽게 잊히지 않는 문제다. 과오를 뉘우치고 있는 당사자의 진심과는 별개로, 어떤 범위를 지정할 수 없는 '불편함'이 사건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지배하는 것.
좀처럼 풀리지 않는 문제에 맞닥드린 이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대중과의 화해를 위해서는 불편함을 주는 이미지를 상쇄할 방법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eujenej@osen.co.kr
[사진] '라디오스타' 홈페이지,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