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50세, 가수로서는 이승환 '옹'이다. 하지만 노래 마이크만 잡으면 홍대를 주름잡는 밴드 후배들 못지않게 어려진다. 그래서 '젊은 오빠' 이승환은 오늘도 무대에 선다. 신곡 '10억 광년의 신호'까지 발표하며 '열일'하고 있다.
이승환은 21일 이화여대 삼성홀에서 신곡 '10억 광년의 신호' 발매 기념 기자 간담회를 열고 오랜만에 취재진 앞에 섰다. 이날 오전 0시에 공개된 '10억 광년의 신호'는 이승환의 정규 11집 '폴 투 플라이 후'에 수록될 예정인 선 공개 신곡이다.
'천일동안',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 '그대는 모릅니다' 등 이승환 표 웅장한 스케일의 명맥을 잇는 로우 템포의 모던 록 장르의 곡이다. 이승환이 작사에 참여했는데 멀어진 상대를 향한 간절한 그리움과 그 그리움이 상대에게 전달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이승환은 가사 작업을 위해 세계적인 천문학 연구소에 자문을 구할 정도로 정성을 다했다. 그 결과 한 편의 문학 작품 같은 음악과 가사가 탄생했다. 특히 "우리 이제 집으로 가자. 그 추운 곳에 있지 마"라는 가사가 돋보인다. 이승환은 자비를 들여 이 문구를 현수막에 담아 홍보하기도 했다.
시기적으로 세월호 참사를 떠오르게 한다. 하지만 이승환은 이를 의도하고 만든 노래가 아니라고 밝혔다. 다만 "그 이야기를 쓴 건 아니지만 세월호 참사 시기와 맞물려서 아파하고 공감해 주시는 분들이 있더라. 뜻한 바는 아니었지만 보람되더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2014년에 발표한 '폴 투 플라이 전편'은 제작비 7억 원이 들어갔다. 이번 '10억 광년의 신호' 한 곡에만 1억 원이 들었으니 내년쯤 공개될 앨범 '완전체'는 '역대급' 제작비용이 들 거로 보인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흘러넘쳐서 이러한 앨범을 만들고 있는 건 아니다.
이승환은 "고비용 저효울적인 행동을 하냐고 조롱하는 이들이 많은데 '폴 투 플라이 전편' 앨범 이후 대중음악시상식에서 상도 받고 동료 뮤지션에게 칭찬도 받았다. 27년 차 선배 가수가 나아가야 하는 길이 이게 아닌가 싶다. 방송과 마케팅도 중요하지만 음악으로 보여 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승환은 이날 컴백 쇼케이스를 비롯해 7월까지 공연 스케줄을 풀로 채운 상태다. 그는 "7월 둘째 주까지 매주 공연이 잡혀 있다. 그래서 후편 앨범 발매 시기를 내년 봄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더 늦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그전에 두 개의 싱글을 더 내고 싶다"고 설명했다.
그리고는 "제 나이 50살이 넘긴 했지만 트렌디한 음악을 하고 있다고 본다. 홍대에서 젊은 친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혹은 더 뛰어나다는 평도 듣고 있다. 음악에 있어서 젊음은 중요하다. 나는 그런 젊음을 갖고 있다. 대중성과 음악성 사이에서 중심잡기란 힘들지만 훗날 음악적으로 참 괜찮았다는 평을 받는다면 더 좋을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7시간 공연에 꼭 도전하겠다는 이승환이다. 아이돌을 능가하는 젊음을 품고 노래하는 그이기에 나이 따윈 숫자에 불과하다. 가요계에 꼭 필요한 진짜 가수가 여기 있다. /comet568@osen.co.kr
[사진] OSEN DB, 드림팩토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