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은 한 잔도 마시지 않았습니다."
경찰에 출두한 이창명이 억울하다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음주운전 의혹에 대한 억울함을 표출한 해명이다.
이창명은 자신의 일생이 걸린 투자, 가슴의 통증, 갑작스러운 교통사고에 놀란 마음 등을 전했다. 경찰조사 결과 이창명의 말이 사실이라면 대중을 이해시킬 수 있겠지만, 행여나 거짓말일 경우 더 큰 화를 불러올 수 있다.
교통사고 후 사건을 수습하지 않고 잠적해 음주운전 혐의를 받은 이창명이 사고 후 거의 하루가 다 돼서야 조사를 받고자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 경찰서에 출두했다. 그는 자신을 기다리는 수 십 명의 취재진을 보더니 잠시 당황한 표정을 보였지만, 이내 고개를 꼿꼿하게 들고 뚜벅뚜벅 포토존으로 들어왔다.
이창명은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이어진 음주운전 혐의와 도주 의혹에 관련해서는 강하게 부인하며 "술을 한 잔도 마시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빗길에 사고가 났는데 차에서 에어백이 튀어나올 만큼 강한 충격을 받았다. 가슴 통증이 너무 심해 곧바로 병원으로 향했다"고 주장했다.
이창명은 이어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는데 별 이상이 없길래 사고처리는 매니저에게 맡긴 뒤 대전으로 향했다. 인생에 있어서 내겐 중요한 투자건이라 미룰 수 없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또 "개인적으로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투자자를 만나기로 했는데 미룰 수 없었다. 병원에서도 별다른 이상이 없다고 해서 대전으로 향했고 늦잠을 자고 일어났는데 일이 이렇게 됐다. 오후 3시 30분에 올라와서 이 시간이 됐다"고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이창명은 마지막으로 "송구스러울 따름이다. 조사를 성실히 받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경찰에 출두한 이창명은 영등포 경찰서 교통조사계에서 오후 8시 20분부터 2시간 남짓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앞서 이창명은 20일 밤 11시 30분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한 신호등 앞에서 빗길에 미끄러져 교통사고를 내고 자신의 차가 크게 손상된 채 자리를 떠 도주 의혹 및 음주운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sjy0401@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