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방송가에는 때 아닌 ‘추억 소환’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 이어 가요 음반 차트까지, 1990~2000년대의 흔적이 곳곳에 묻어있는 것, ‘무한도전-토토가’로 시작해 ‘슈가맨’이 끌어가고 있는 추억의 힘이 이렇게나 강력했다.
MBC ‘무한도전’은 작년 ‘토토가’ 특집을 통해 김현정, 소찬휘, S.E.S, 쿨, 터보 등을 소환해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그리고 올해는 더욱 강력해진 ‘토토가’로 방송가를 한 차례 들썩이게 만들었다. 바로 ‘완전체’ 젝스키스를 16년 만에 무대 위에 오르게 만든 것. 심지어 현재는 사업가로 살아가고 있는 고지용까지 합류해 감동을 더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번 ‘토토가’의 의미가 큰 것은 단 한 번의 일회성 방송 출연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더 나아가 재결성 콘서트라는 더 큰 이벤트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물론 이에 대해 멤버들은 “확정된 것 없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했지만, 팬들의 흥분을 가라앉힐 수는 없었다.
JTBC ‘투유프로젝트-슈가맨’ 역시 마찬가지. ‘슈가맨’은 한 시대를 풍미했다가 사라진 가수를 찾는 프로그램인 만큼 매회 예상치 못했던 하지만, 언젠가는 꼭 한 번 보고 싶었던 이들을 소환해 시청자들로부터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실제로 ‘슈가맨’이 방송된 다음 날이면 해당 가수의 이름이 실시간 검색어 차트에 오르내리거나, 음원 차트에서도 그 가수의 곡이 역주행하는 등 놀라운 효과를 입증하기도 했다.
또한 더 넛츠, 에스더, 테이크 등의 역대 ‘슈가맨’ 출연자들 또한 방송 이후 본격적으로 컴백 활동을 재개하며 이러한 시청자들의 관심과 사랑에 화답하고 있다. ‘슈가맨’이 단순한 ‘추억팔이’를 의도한 것이 아니라, 출연자들이 다시 한 번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입증한 셈.
‘토토가’와 ‘슈가맨’ 덕분인지 비단 두 프로그램의 출연자뿐만 아니라, 과거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이들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 때 그 노래를 다시 한 번 보고 싶다거나 현재 연예계 활동을 하지 않는 이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
이들이 불러온 나비효과는 그야말로 어마어마하다. 과거의 유행을 현재에서 다시 유행하도록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 그냥 그대로 사라질 수도 있었던 것들을 다시 소환해 과거의 추억에 젖을 수 있게 하고, 이를 토대로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준 유일무이한 두 프로그램, 과연 박수 받아 마땅하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OSEN DB 및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