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파일러 이제훈과 그를 감싸는 열혈형사 남 조진웅과 여 김혜수. 꼭 다시 보고 싶은 얼굴들이다. '시그널 시즌2'로. '응답하라 1988'과 '시그널'의 연이은 빅히트로 지상파 드라마를 떨게 만들었던 tvN 드라마는 '시그널' 이후 하락세가 뚜렷하다. 시청률은 간데없고 악평만 수두룩하다. 위기다. 그래서 더 '시그널 2'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시청자들은 물론이고 제작진과 출연 배우들도 시즌 2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드러냈다. 이에 tvN 측도 화답하고 있다. 한 고위 관계자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이나 사업적으로 추진중인 내용은 없지만 시즌 2를 검토하고 계획할 시간은 앞으로 충분하지 않겠냐"라고 여운을 남겼다.
그렇다면 '시그널'의 강력한 흥행 돌풍을 이끈 명배우 3총사는 지금 뭘하고 있을까.
이제훈은 자신의 원톱 주연 영화 개봉을 코 앞에 두고 있다.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이하 ‘탐정 홍길동’)이다. 불법 흥신소 ‘활빈당’의 사립탐정 역을 맡았다. 제목은 홍길동이지만 사극 아닌 현대물이다. BBC TV '셜록'의 한국판 버전 이럴까. 여기서 이제훈이 맡은 홍길동은 ‘좋은 놈’인지, ‘나쁜 놈’인지, ‘이상한 놈’인지 알 수 없는 ‘새로운 놈’으로 탄생했다.
이제훈 소속사 측에 따르면 이제훈은 '홍길동'의 홍보 일정 등을 마치고는 재충전을 겸해 차기작을 고르면서 잠시 휴식기를 가질 계획이다. '고지전'으로 시작된 연기파 이제훈의 열정이 '홍길동'으로 이어지면서 봄철 비수기 극장가는 또 한 번의 흥행 대박을 기다리고 있다. ‘시그널’의 박해영 경위를 극장에서 다시 볼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팬들은 환호하는 중이다.
늘 뜨겁게 사는 여배우 김혜수도 스크린으로 방향을 잡았다. 영화 촬영으로 비지땀을 흘리며 현장을 누비는 중이다. '시그널'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차수현 형사의 냉정과 열정 사이를 영화로 다시 소개할 참이다. 그녀의 차기작은 제목부터 팬들 마음에 쏙 드는 ‘소중한 여인’이다. 요즘 충무로에서 보기 드물게 여성이 전면에 나선 ‘여성 느와르’ 장르로 스크린을 압도하는 김혜수의 카리스마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조진웅도 윤종빈 감독의 영화 ‘보안관’(가제) 출연을 검토중이어서 스크린 복귀 가능성이 높다. 의리를 중요시하는 그는 '시그널' 이후 무수하게 많은 러브콜들이 쏟아지는 와중에도 '돈 되는' 작품들 마다하고 과거 인연을 맺은 사람들을 위해 특별출연이나 카메오를 우선시하고 있다. 참, 조진웅스러운 미담이다.
그는 또 정의로운 이재한 형사로 인기를 끌면서 수십여 건에 달하는 광고 제안을 받았다. 이들 가운데 자동차와 통신사 등 2~3개의 광고 모델 제안만 수락하고 나머지는 정중히 거절의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보통 스타들이 작품으로 인기를 누린 후 제품군이 겹치지 않는 선에서 수십건의 광고를 찍는 것과 다른 선택이다. 조진웅 역시 제안을 받은 광고를 모두 찍을 수 있었지만 '배우는 연기가 우선'이라는 신념 때문에 고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그널’은 현재와 과거를 연결하는 이상한(?) 무전기를 통해 장기 미제 사건을 풀어나가는 형사들의 이야기다. 생소했던 SF 스릴러 장르를 갖고서 큰 바람을 불러일으키는데 성공했다. 열린 결말로 끝을 맺은 것도 시즌 2의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마지막 회에서는 진실을 쫓다가 죽었던 이재한(조진웅 분)이 살아났지만 다시 실종됐다. 또 15년 만에 차수현(김혜수 분)과 박해영(이제훈 분)이 만날 여지를 열어둔 채 드라마를 끝냈다. 악의 축인 국회의원(손현주 분)가 건재하고 그의 수족만 잘라냈다는 점에서 시청자 분노는 아직 다 가라앉이 않았다. 진정한 정의구현의 기쁨을 시즌 2로 미룬채. /mcgwire@osen.co.kr
[사진] '시그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