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남원 기자] 센 언니들이 요즘 예능에서 활개치고 있다. 두 세 명도 아니고 한꺼번에 6명 이나 뭉쳤다. 그래서 더 시끄럽지만 더 웃기고 재미있다. KBS 2TV 인기 예능 ‘언니들의 슬램덩크’ 이야기다.
여섯 언니들은 첫 방송 시작도 전부터 예능 케미가 범상치 않았다. 장난 치다가 티격태격하더니 이내 서로 웃으며 껴안는 식이다. 사나이들만의 의리가 아니라 센 언니들의 의리 또한 장난 아니다.
앙숙 케미를 자랑하는 김숙과 제시는 서로 때문에 힘들다고 '디스'도 서슴지 않는다. 쌍문동 호피 아줌마 라미란은 흑발을 휘날리며 타고난 예능 감각을 자랑하고 있다. "굳이 남자와 여자 예능을 구분하지 말고 편하게 봐달라"는 주문이다.
프로그램 연출을 맡은 박인석 PD는 첫 방송 후 인터뷰에서 "촬영 스케쥴 때문에 첫 방송을 못 볼 줄 알았는데 멤버들이 다 보자고 해서 다 함께 시간을 냈다. 언니들이 방송을 보더니 다들 좋아하더라. 멤버들과 제작진들 모두 분위기가 좀 더 좋아진 것 같다”며 화기애애한 출연지 분위기를 밝혔다.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KBS가 지난 2008년 방송된 '하이파이브' 이후 8년 만에 선보이는 여자 예능이다. 한 때 여자 출연자를 중심으로 한 예능프로의 전성기도 있었지만 최근 수 년 동안은 시청률 무덤이나 다름 없을 정도로 침체했던 것이 사실. 유재석-강호동의 쌍두마차 체제 출범 이후로는 여성 톱MC들이 설 자리가 사라지다시피 했다.
이런 암울한 상황에서 출범했기에 '언니들의 슬램덩크' 제작 및 출연지의 각오는 남달랐다. "(남자 예능에) 절대 지지말자"고 다 같이 이를 악물고 시작했다. 그럼에도 방송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성공 보다는 실패 쪽으로 무게추가 기울어져 있었다.
정작 뚜껑을 여니 달랐다. 반응도 좋았고 시청률도 계속 상승 추세다. 한 마디로 과거보다 오늘이,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국면으로 바뀌고 있다. 외모도 개성도 전혀 다르고 서로 잘 어울릴 것 같지 않았던 6인6색 센 언니들의 예능이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받은 셈이다.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살아온 6인의 여자 스타들이 자신의 꿈을 다시 이루는 과정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김숙을 비롯 라미란, 홍진경, 티파니, 제시, 민효린 등이 호흡을 맞추고 있다.
좋은 반응에 출연진 또한 잔뜩 고무되고 있다. 홍진경은 "드디어 여자 예능 시대가 돌아왔다. 그동안 남자들만의 독무대에 피눈물을 흘리며 바라봤는데 이제 무대가 주어져서 감사드린다"며 활짝 웃었다.
박 PD는 "최근 육아에 이어 쿡방이 예능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남자들이 활약할 여지가 컸던 게 사실이다. 저희 프로그램은 출연자 스스로가 미션을 주는 방식인데, 그 이야기를 풀 때는 남자보다 여자들이 조금 더 당연스럽지 않고 우여곡절이 있고 결말에 가서 카타르시스가 배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출했다. /mcgwir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