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부모님의 직업과 경제력으로 본인의 수저가 결정된다는 수저론이 사회이론으로 자리 잡았다. 이른바 ‘흙수저’ ‘금수저’ 논란이 불붙은 건데 더 이상의 노력만으로 성공할 수 없다는 인식이 전반적으로 확산된 것이다.
사회 현실을 반영하고 작가의 상상을 적절하게 섞는 드라마에서 능력과 외모 면에서 한참 차이가 나는 두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tvN 새 월화극 ‘또오해영’에는 동명이인 오해영이 등장한다. 한 명은 평범한 보통 여자이고, 또 다른 한 명은 완벽한 조건을 가진 알파걸이다. 이름은 같은데 남들이 비교할 정도로 차이가 크다. 각각 배우 서현진과 전혜빈이 낙점됐다.
하지만 내용이 우울하고 처지는 것만은 아니다. 같은 이름 때문에 벌어지는 실수, 웃지못할 해프닝, 세 남녀의 삼각관계 등 흥미진진한 에피소드들이 웃음과 공감을 이끌어낼 전망이다. 물론 못난 오해영이 잘난 오해영에게 비교당하며 상처를 입지만, 바라보는 시점에 따라 얼마든지 행복해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 한다. 두 오해영을 연기할 서현진과 전혜빈이 그들의 다른 삶을 어떻게 그려낼지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연출을 맡은 송현우 감독은 22일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또 오해영’의 제작발표회에서 “대한민국에서 차이가 나는 두 배우를 캐스팅해야 하는데 쉽지 않았다. 서현진 씨가 실제로 예쁘고 다양한 색깔을 가졌기 때문에 ‘흙해영’이라고는 말할 순 없지만 캐스팅에 심혈을 기울였다”면서 “여동생 같은 표정과 분위기를 풍길 때도 있고 아름다울 때도 있다 그래서 더 오해영의 희노애락을 잘 표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캐스팅 과정을 설명했다.
이에 서현진은 “드라마 대사에서 평소 제가 친구들과 나눴던 대사들이 많이 나와서 연기를 하면서도 공감을 많이 했다. 20~30대 여성들이 보면서 공감을 많이 하실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망가지는 연기보다는 예쁜 척 하는 게 더 어렵다. 지금까지 어려웠던 점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사랑과 일에서 실패와 성공을 해본 서른두 살 여자의 이야기”라며 캐릭터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반면 금수저 오해영 역의 전혜빈은 “캐릭터가 주는 부담감이 상당하다. 금수저 해영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성격적인 면에서도 예뻐야 하기 때문”이라고 캐릭터에 대한 부담을 전했다. 전혜빈은 외식사업본부 TF팀장 오해영을 연기한다. 평범한 도경과 미래를 보는 남자 박도경(에릭)을 놓고 삼각관계를 형성할 전망.
이어 “하지만 사실 좋았다. 악역이 될 수밖에 없는 캐릭터임에도 애착을 가지고 준비를 했다. 준비하는 건 열심히 운동을 하고 살이 찌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송 감독은 드라마에 대해 “동명, 오해, 로맨스라는 세 단어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각자 상처를 갖고 사는 사람들이 지금 이 순간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위로받고 행복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피곤과 우울함을 날릴 수 있게 박장대소 하게 만들겠다”고 했다.
‘또오해영’은 내달 2일 오후 11시 첫 방송된다./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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