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이 형편없다는게 아니다. 긴장된 탓에 평소보다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조시윤의 떨림 가득한 목소리가 묵직한 감동을 선사했다. 세련되고 매끄러운 음원에서는 느낄 수 없는 의외의 울림이다. 그것도 화질, 음질 모두 열악한 V앱을 통해서. 진심의 힘이다.
데뷔를 앞둔 두 명의 소녀, DSP 엔터테인먼트 소속 조시윤 윤채경이 22일 오후 포털사이트 네이버 V앱 생방송을 통해 팬들을 만났다. 두 사람은 '조시윤채경 하루하루 행복하자'라는 주제로 한 시간 남짓 팬들과 실시간 채팅을 나누며 근황토크, 라이브 쇼, 질의·응답까지 알찬 시간을 보냈다.
엠넷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출연 이후 팬들의 높은 관심 덕분에 하루하루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조시윤 윤채경은 이날 실시간 라이브 방송으로 자신들의 모습이 전파를 타는 게 믿기지 않는 듯 연신 감탄사를 연발했다. 순수하고 귀여운 두 사람의 모습에 팬들 또한 눈길을 거두지 못했고 두 사람의 데뷔를 기대했다.
그 가운데 근황토크를 마친 두 사람은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고자 연습한 노래 이벤트를 공개해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그 가운데 첫 주자로 나선 조시윤은 긴장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마이크를 쥔 손을 덜덜 떨어 눈길을 끌었다.
조시윤이 팬들을 위해 선곡한 노래는 타샤니의 '하루하루'. 심호흡하며 눈을 감은 그는 타샤니와는 다른 느낌으로 청량한 음색으로 노래를 불렀다. 차분하게 곡을 이어간 조시윤이지만, 너무 긴장한 나머지 중간 부분에서 잠시 불안한 음정을 보였다.
하지만 이내 안정감을 되찾았고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무대를 완성해 큰 사고 없이 마무리했다. 청량한 그의 음색은 나무랄 데 없었다.
최선을 다한 그의 모습에 팬들은 응원의 댓글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이 부른 노래에 만족하지 못한 조시윤은 고개를 떨궜고 "노래를 부르며 너무 떨었던 것 같다. 무대를 기대하셨던 팬들에게 죄송할 뿐이다"며 미안해했다.
그런 동료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윤채경. 그는 동료가 안타까워 슬픈 눈빛을 하고서도 애써 웃음을 지어보였다. 윤채경은 조시윤을 위로하며 "아니다. 팬들이 목소리가 매우 예쁘다며 댓글을 남기고 있다"고 거듭 응원했다.
조시윤은 '하루하루' 무대를 힘겹게 끝낸 후에도 팬들이 즉석에서 신청곡을 요청하자 또 한번 마이크를 잡았다. 하지만 생방송이 떨리는 것은 마찬가지. 팬들을 실망하게 하고 싶지 않다는 부담. 그리고 그 부담이 주는 떨림에 노래를 잘 부르고도 조시윤은 자꾸 움츠러들었다. 그는 결국 자신의 무대를 모두 마친 뒤 "눈물이 날 것 같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조시윤은 방송이 끝날 때 까지 작은 실수 하나에도 팬들을 향해 "미안하다"고 했지만, 이날 V앱을 본 팬들은 큰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다. 받은 것에 감사할 줄 아는 착한 마음,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성실함을 다시 한번 확인했기 때문이다. 평소보다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음에도 이들의 무대는 두 소녀의 미래 만큼이나 반짝반짝 빛났다. /sjy0401@osen.co.kr
[사진] V앱 화면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