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불후' 린, '가요 명창'의 인생 무대 경신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6.04.24 06: 54

 '가요 명창'이라는 별명이 이토록 어울릴 수 있을까? 가수 린이 자신의 인생 무대를 또 한 번 경신했다. 우승 여부는 중요하지 않았다. 지난 2월 최백호 편에서도 '애비'로 감동적인 무대를 꾸며 칭송을 받았던 그는 이번에도 잔잔하고 여운 깊은 노래로 감동을 만들었다.
린은 지난 23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에서 장사익의 '찔레꽃'을 불러 432점을 받았다. 비록 마지막 주자로 나선 노브레인이 439점을 받는 바람에 최종우승을 하지 못했지만, 그의 노래는 함께 있었던 가수들이 감탄할 정도로 마음을 움직이는 무엇인가가 있었다. 
린이 택한 '찔레꽃'은 1995년 KBS 국악대상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곡으로, 장사익이 수수한 찔레꽃을 힘들었던 무명 시절에 비유해 서글픈 느낌의 가사를 썼다. 린은 "이 노래는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그래서 울었지'라고 말하는데 수많은 봄을 겪으면 그렇게 달콤하지만은 않은 봄을 아는 사람이 부를 수 있는 노래가 아닐까. 마음이 많이 담기는 노래가 될 것 같다"고 소개했다. 

린의 노래에 폭발적인 고음은 없었다. 하지만 저음으로 읊조리듯 부르는 노래는 듣는 이들에게 위안을 줬고, 긴 여운을 안겼다. 대기실에 있던 가수들이 일제히 "소름이 돋는다"고 감탄할 정도. 
특히 정재영은 "린 씨 노래를 들으면 이야기가 들린다. 오늘은 뭔가 제가 경험하지 못한 마을 어귀에 찔레꽃이 피어있을 것 같은 상상이 들었다"며 이야기를 떠올리게 하는 린의 노래를 칭찬했다. 윤민수는 "여태까지 못 들은 린의 목소리를 들었다. 되게 농익은, 진한 목소리를 들었다"며 한층 성숙해진 노래를 칭찬했다.  
남상일은 이야기를 떠올리게 하는 린의 노래에 대해 "판소리에서 최고로 노래를 잘하는 사람을 '이면을 그리는 사람'이라고 한다. 장면을 소리로 잘 그리는 사람을 최고의 명창이라고 한다"며 "판소리 관점에서 보면 명창인 것"이라며 린을 치켜세웠다. 
그러고 보면 '가요 명창'이라는 새로운 별명(?)은 린에게 꽤 잘 맞는 이름이다. 가창력도 가창력이지만, 가수로서 린의 가장 큰 장점은 노래가 가진 정서를 풍부하게 전달할 줄 아는 표현력이다. 이날 '찔레꽃'에도 그런 풍부한 표현력은 어김없이 발휘돼 감동을 이뤄냈다. 
'불후의 명곡'의 단골 가수였던 린은 시간이 갈수록 감동이 더 진해지는 노래를 들고 와 더 많은 명곡판정단의 지지를 받고 있다. 특별히 요즘의 무대들은 '절정'이라고 표현해도 좋을 만큼 수준급이다. '가요 명창'이 보여줄 또 다른 무대들을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eujenej@osen.co.kr
[사진] '불후의 명곡'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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