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렛미홈', 집 그리고 우리가족을 부탁해 [첫방②]
OSEN 성지연 기자
발행 2016.04.24 06: 30

지난 1997년 IMF 이후, 경제가 휘청이자 가정도 흔들렸다. 아파트에 살던 가족들은 전셋집으로 이사했고 전셋집은 월세로 월세는 사글세로 이사갔다.
그러던 중 꿈같은 프로그램이 브라운관을 통해 방영됐다. 바로 MBC '일밤-신동엽의 러브하우스'다. 유명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불쑥 찾아와 집을 부수고 뚝딱거리더니 몇 일도 채 안 돼 완전히 새집을 만들어 주는 꿈같은 이야기.
곰팡이에 벌레까지 득실거리던 우울한 집에 살던 가족들은 화사하게 탈바꿈한 '러브하우스'에 눈물을 펑펑 흘렸고 TV를 보던 시청자 또한 제 일인 양 함께 기뻐하며 같이 울었다. 

24일 오후 9시 15분 첫 방송 되는 tvN 일요 예능프로그램 '렛미홈'은 당시 '러브하우스'를 추억하게 한다. '공간이 바뀌면 가족이 변한다'는 기조로 화목한 가정을 프로그램의 궁극적인 목표로 두기 때문이다. 
'렛미홈'은 단순히 집을 때려 부수고 새로운 가구를 사주고 페인트를 칠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인테리어 디자이너와 정리수납 전문가 외에도 가족상담사가 등장한다. 디자이너를 포함한 상담사까지 8명의 전문가가 홈 마스터로 출연해 공간의 재구성에 따른 가족의 환경적, 심리적 변화 모두를 목표로 한다.
주된 시청 층 또한 가족들로 겨냥해 일요일 오후 시간대로 편성했다. 앞서 '내 방의 품격'이 SNS를 통해 유명해진 셀프 인테리어 고수를 초청하는 콘셉트로 젊은 층 싱글 남녀를 겨냥한 것과는 전혀 다르다. MC 또한 다양한 연령층과 성비로 구성됐다 방송인 김용만이 3년 만에 메인 MC로 복귀했고 여배우 이태란이 중년 여성을 타겟으로 함께 진행을 맡는다 배우 이천희, 걸스데이 소진도 함께한다. 
'렛미홈'은 MBC '일밤-신동엽의 러브하우스'와 비슷한 부분이 많다. 지난 2000년대 초반 전파를 타 수많은 가족에게 꿈의 보금자리를 선물하고 동시에 안방 시청자에겐 감동을 줬던 MBC의 간판 프로그램인 '신동엽의 러브하우스'. 당시 건축업계에서 유명했던 양진석 남궁선 김원철 이창하 등이 대거 출연해 기적 같은 결과물을 보여준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렛미홈' 박현우 PD 또한 굳이 '러브하우스'와 '렛미홈' 사이에 차이점을 강조하지 않았다. 박 PD는 "('러브하우스'와)차별점을 어떻게 줄까 고민했던 게 사실이다"며 "기본적으로 집에 대한 고민을 함께하자는 취지로 프로그램을 그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브하우스'가 MC와 출연자가 의뢰인의 집을 직접 찾아가서 보여준다면 '렛미홈'은 스튜디오에서 찍은 장면을 보여주는 형식이다. 가족들만 변화를 느낄 수 있게 하고 결과를 에필로그에 녹여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위기가 불어닥친 후 붕괴한 가정의 한줄기 희망이 됐던 그때 그 시절 '러브하우스'. 착한 예능 tvN '렛미홈'이 현재를 살아가는 가정에 어떤 의미로 남을지 눈과 귀가 집중된다. 첫 방송은 24일 오후 9시 15분이다. /sjy0401@osen.co.kr
[사진] OSEN DB,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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