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과 함께 찾아온 따뜻한 햇살 아래, 파릇파릇 돋아나는 푸른 새싹만큼 싱그러운 16학번 새내기. 올해 마흔 아홉 살인 탁재훈은 서른여덟 장동민과 함께 단국대 도예과 16학번 신입생이 됐다.
두 사람이 채널A 예능 ‘오늘부터 대학생’을 통해서 예술학도의 길을 걷게 된 것인데 1학기를 마친 뒤 반드시 좋은 도자기를 만들어 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아직은 강의실을 찾는 것조차 어색한 새내기였지만 낯선 대학 생활이 설레고 반갑게만 보였다.
‘오늘부터 대학생’은 대학 생활을 즐기지 못한 스타들이 늦깎이 대학생이 돼 캠퍼스를 누비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탁재훈과 더불어 장동민, 박나래, 장도연이 학생으로 발탁돼 지난 3월 단국대에 입학했다. 장도연 박나래는 체육교육학을 전공한다. 최근 OSEN은 제작진과 학교 측의 동의를 얻어 그들의 캠퍼스 라이프를 동행했다.
꽃향기가 가득한 죽전캠퍼스에서 만난 탁재훈의 얼굴엔 미소가 번졌다. 스무 살 이상 차이 나는 선배들과 옹기종기 모여앉아 흙을 빚고 있는 모습이 굉장히 어색했지만 그럼에도 좋은 결과물을 내놓으려는 굳은 의지가 전해졌다. 코드가 잘 맞는 장동민과의 ‘동기 케미’도 좋았다.
도예과 4학년 양혜영(24) 학생은 “아무래도 수업시간에 연예인 두 분이 있으니 신기하다”며 “(탁재훈 장동민이)교수님의 질문에 대답도 잘하시고, 재미있는 농담을 자주 하셔서 분위기는 좋다”고 말했다.
탁재훈은 연기에 대한 열의로 지난 2000년 국민대 연극영화학과에 입학했지만 감당이 되지 않는 방송 스케줄 때문에 졸업을 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대학생활에 대한 아쉬움이 가득할 터.
그는 OSEN에 “아침에 등교해서, 어리지만 학과 선배들을 만나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고 수업을 받는 게 굉장히 기쁘고 설렌다. 그 순간만큼은 촬영을 잊고 오롯이 수업에 푹 빠져 있다”고 말했다.
과거의 20대와 현재의 20대의 차이점을 묻는 질문에 “크게 달라진 점은 없는 것 같은데 당시엔 아날로그적 감성이 짙었지만 요즘엔 수업은 물론 시스템적으로 디지털화 됐지 않나. 내 손 안에 세상이 열려 수업에서도 편리한 점이 많다. 그렇지만 학생들은 여전히 순수하고 착하다”고 동기 및 선배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제 나이에 맞게 자리에 앉아서 무언가를 만든다는 점에서 과 선택은 탁월했던 것 같다. 중간고사에서 10개를 만들어야하는데 사실 개수는 걱정되지 않지만 모양이 걱정된다”고 학점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앞서 탁재훈은 지난 2013년 11월 불법도박 혐의로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며 활동을 중단한 바 있다. 그의 타고난 입담과 애드리브를 그리워하던 많은 시청자들의 요청으로 약 3년여 만에 복귀하게 됐다. 역시나 반응은 호의적이다.
“날짜를 정해놓고 복귀한 게 아니었다. 저 역시 (방송에 대한)준비를 할 수 있는 기간이 없었다. 이렇게 갑자기 인사를 드리게 돼 현재로서는 정말 행복하다. 다시 좋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 purplish@osen.co.kr
[사진] 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