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국대 체육교육과 16학번이 된 서른두 살 개그우먼 박나래와 장도연. 돌도 씹을 팔팔한 20대 초반 학생들의 체력에 비해 서른을 넘긴 언니들의 체력은 늘 달린다. 두 사람은 대학생활이 즐겁지만 모자란 체력 탓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은 어색하고 낯선 새 학기 수업에서 두 사람은 소문난 연예계 절친답게 서로를 응원하며 수업에 임했다.
‘대세’ 박나래와 장도연뿐 아니라 오랜만에 복귀한 탁재훈, 그리고 장동민이 한 프로그램에 출연한다는 사실은 큰 이슈였다. 네 사람이 출연하는 채널A 예능 ‘오늘부터 대학생’은 20대 시절 대학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한 스타들이 뒤늦게 입학해 캠퍼스 라이프를 즐기는 리얼리티 예능. 박나래와 장도연의 체교과 수업은 물론 도예과에 입학한 탁재훈과 장동민의 대학생활이 어떠할지 궁금했다.
이에 OSEN은 최근 제작진과 단국대 측의 허가를 받아 죽전캠퍼스를 찾았다. 이날 박나래와 장도연은 오전 9시부터 조별 발표 수업에 들어갔다. 먼저 팀원들과 발표 시뮬레이션을 진행했고 이후 본격적으로 발표를 했다. 떨리는 시간이 끝나자, 10시 40분부터 1시까지 운동처방 이론 수업이 이어졌다. 누구라도 기진맥진이 될 살인적 수업 스케줄.
지쳐있던 두 사람은 점심시간이 되자, 학생들과 폭포 옆 잔디밭에 앉아 도시락을 먹을 생각에 미소가 번졌다. 역시 개그우먼답게 분위기를 주도하며, 학생들이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게 만들어줬다. 이날 나래-도연의 고민상담소가 열렸는데, 학생들은 진로와 연애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으며 한층 가까워진 모습을 보였다. 촬영 중 쉬는 시간에 잠시 OSEN과 만나 간단한 인터뷰를 나눴다.
▲오전 발표를 잘 마쳤나.
“다행히 잘 했다. 열심히 준비한 팀원들에게 제가 혹여나 피해를 줄까봐 걱정했는데 나름대로 잘 한 것 같아 다행이다. 스티브잡스 부럽지 않게 깔끔한 발표였다.”(박나래) “기대만큼 못 했다. 준비를 많이 못했는데 이미 못할 거라고 예상했다.(웃음)”(장도연)
▲다시 대학생이 돼서 설레지 않나.
“기분은 좋은데 몸이 안 따라준다. 금세 방전된다.”(박나래) “또래 친구들보다 10살이나 많은데 실력도 많이 모자란다. 그래서 최대한 부끄럽지 않은 실력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중이다. 제가 유연하지 않았는데 개그를 하면서 유연성이 조금 늘어난 케이스다. 하지만 아직도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어 노력중이다.”(장도연)
▲학생들과 많이 친해졌나.
“저는 편안하게 지내려고 하는데 나이가 있다 보니 불편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나이가 많아도 저는 선배들에게 ‘언니’ ‘오빠’라고 부르면서 노력하고 있다.”(박나래) “같이 지내다보니까 아기다, 아기. 저 때와 똑같이 아직은 아이 티를 완전히 벗은 것 같지 않다. 몇 달 전만해도 고등학생이었지 않나. 그래도 같이 수업을 듣고 체육대회를 하면서 친해졌다.”(장도연)
▲세대차이가 느껴질 법도 하다.
“개그우먼 장도연이 아니라 저를 챙겨줘야 할 학우로 보는 친구들이 늘었다. 동기끼리는 이름을 부르는데, 제가 나이가 많다보니 반말을 하기 미안해하더라. 그래서 귀엽게 ‘도연쓰’라고 부른다. ‘도연 쓰레기’를 줄임말이냐는 얘기도 나왔다.(웃음) 선배들에게는 언니, 오빠라고 부르고 있다.”(장도연)
▲폭포 앞에서 학생들과의 도시락 타임에 굉장히 즐거워보였다.
“학생들에게 대접해야하는 입장에서 고기를 씹게 해줘야하지 않겠나. 그래서 짜장면과 탕수육을 시켰다.”(박나래)
▲아까 보니 연애 상담도 해주던데.
“너무 궁금했다. 저는 대학 4학년까지 한 번에 쭉 마친 게 아니라서, 차근차근 미래를 준비해나가는 학생들의 꿈이 궁금했다. 연애 상담은 아니고, 그냥 더 많이 살아온 자의 푸념 정도다.”(장도연)
▲체육교육학과가 적성에 잘 맞나.
“딱히 어려운 수업은 없다. 매번 너무 잘 맞는다고 느낀다. 개그맨에서 체육인으로 전향해야 하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 맞는다.”(박나래) “전 잘 안 맞는다. 공, 뜀틀, 매트가 너무 무섭다. 따라가기 어렵다. 중간고사를 보는데 큰일이다. 방송이 아니라 실제 수업으로 여겨진다. 시험 때 병가로 결석을 할까 진지하게 고민 중이다.”(장도연)
▲제일 어려운 수업은.
“기계체조 수업이 제일 좋다. 아무래도 방송을 할 때는 몸을 쓰는 일이 많지 않은데 이곳에 와서 학생들과 부딪히며 수업 받는 게 너무 즐겁다.”(박나래) “농구를 했는데 못해서 망신 당했다. 기계체조도 어렵다. 못해서 옆 친구에게 자꾸 물어보는데 폐를 끼칠까봐 걱정된다. 수업 이외에는 진짜 재미있다. 교수님 얘기나 동아리 얘기할 때는 즐겁다. 교외 활동은 정말 재미있더라. 기계 체조에서 ‘F’를 받지 않는 게 목표다.”(장도연)
▲서로 친자매처럼 절친한 두 사람이 동기가 됐는데 기분이 남다를 것 같다.
“아무래도 오랜 시간 같이해서 그런지 도연이가 어떤 생각을 하고 마음이 어떤지 알게 된다. 그래서 편하다. 여기가 처음 접한 환경이기 때문에 불편할 수 있는데 도연이가 있었기 때문에 힘이 났다.”(박나래) “만약에 혼자였다면 겁이 많아서 못했을 것 같다. 체육과는 몸을 쓰는 것이기 때문에 옆에서 마음을 편안하게 해줄 조력자가 있다는 게 힘이 된다.”(장도연)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과거에 저는 많이 놀았는데 요즘 학생들이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놀지 않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이렇게 말하면 미안한데 조금 더 즐겼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할 수 있는 만큼 이것저것 다 도전해보고 즐겼으면 좋겠다.”(박나래) “저는 대학 때 코피 터지게 공부를 해서 A+을 받은 것도 아니고 그냥 평범했다. 요즘 ‘N포세대’로 부르지만 젊음이 좋은 것이다. 20대라고 해서 너무 미래를 걱정하지 말고 더 크게 생각하고 풀어져도 된다고 생각한다.”(장도연)/ purplish@osen.co.kr
[사진] 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