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까지 강할 줄 알았던 강호동이 끝내 눈물을 보였다. 어린 소녀의 칭찬 한 마디였을 뿐이지만 눈물을 흘렸다. 지난 23일 방송된 JTBC ‘아는 형님’의 ‘형님 학교’에서는 걸그룹 레드벨벳이 게스트로 출연한 가운데 형님들과 고민 상담을 하는 내용이 전파를 탔다.
특히 이날 레드벨벳의 조이와 웬디가 강호동을 찾아가 고민 상담을 한 내용이 인상적이었는데 강호동은 딸뻘인 두 소녀에게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조언을 해주기도, 그리고 강호동의 눈물샘을 자극할 정도의 칭찬을 듣기도 하는 등 ‘아는 형님’에서 그가 그간 보여준 모습과는 달랐다.
조이는 완벽주의 성향이 강하다면서 컴백 전에 걱정 때문에 잠을 못 잔다고 털어놓았다. 그리고 “이제는 무서워지기 시작한다. 음원성적 하나에 연연하게 된다”며 강호동이 SBS ‘스타킹’ 대기시간에 철저히 준비하는 걸 보고 비슷한 면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조이는 “첫 방송 때 긴장해서 음이탈이 났다. 악플을 많이 봤다. 대성통곡을 했는데 눈물이 멈춰지지 않았다. 나는 가수가 맞나 생각이 들었다. 일부러 안 보는 편이 아니다. 나도 새겨들을 것이 있으니까. 그렇다 보니 회의감이 느껴지더라. 노래하는 게 좋았는데 이제는 무섭다. 앞으로 걱정된다”고 속마음을 솔직하게 얘기했다.
이에 강호동은 “공동 고민이다. 나도 잘하고 싶다. 나도 참 덩치가 큰 사람이고 강한 것 같아도. 상처가 있고 무섭고 악플 하나 보면 그날 하루 종일 컨디션이 안 좋다. 일단 정답은 나도 모르겠다. 연예계가 항상 치열하지 않냐. 승부를 해야 하고 이겨야 하고, 하면 할수록 노력은 기본이고 잘해야 되고 스스로 만족해도 결과가 안 좋으면 속상하고 그렇다. 이걸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내가 나를 못 믿으면 대중은 나를 믿지 않는다”고 진심을 담은 상담으로 눈길을 끌었다.
무엇보다 웬디가 강호동을 찾아가 한 말은 시청자들뿐만 아니라 강호동의 가슴까지 뭉클하게 했다. 두 사람은 얼마 전 JTBC ‘쿡가대표’ 촬영을 함께 한 상황. 웬디는 “해드리고 싶은 말이 있었다. 촬영 때마다 느낀 건데 너무 좋은 분 같아서 알려드리고 싶었다”고 했다. 강호동은 웃으면서 휴지를 집어 들더니 “쑥스럽다. 눈물 날라 그런다. 왜 눈물 나게 하노”라며 눈물을 훔쳤다. 그리고는 “칭찬을 한 10년 만에 들어본 것 같다. 기분이 참 좋다”고 정말 진심으로 기뻐하는 표정을 보였다.
강호동은 앞서 ‘아는 형님’에서 JTBC ‘마리와 나’가 폐지된 것에 속상한 마음을 내비치기도하고, ‘아는 형님’ 시청률이 아쉬운 상황에서 맏형으로서 부담감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강호동은 그 나름대로 다양한 시도를 하며 대중과 가까워지려고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그가 보인 눈물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그의 고민과 생각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눈물이었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아는 형님’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