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방송인 탁재훈이 감칠맛 나는 코미디로 안방극장에 웃음을 던졌다. 약 3년 만에 복귀한 탁재훈은 자신의 죄를 인정하는 셀프 디스부터 청소년 관람불가 19금 연기를 서슴지 않는 모습으로 코믹연기의 새 맛을 느끼게 해줬다.
지난 23일 생방송 된 tvN 예능 ‘SNL코리아7’에 호스트로 출연한 탁재훈의 등장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시작부터 센 멘트로 시선을 집중시키며 기대감을 높인 건데, ‘SNL’을 “이미지 세탁소”라며 논란을 일으키고 거쳐간 여러 스타들을 언급했다. 그가 “이태임 씨의 추천이 있었다”고 말한 것. 알고는 있지만 쉽게 말하기 어려웠던 부분을 디스한 것이다.
적재적소에 알맞은 멘트를 능글맞게 던지는 게 탁재훈의 트레이드마크. 평소 그의 성격도 밝지만, 카메라 앞에만 서면 주체할 수 없는 듯한 끼를 방출하며 안방극장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한다. 오랜 무대를 통해 닦아온 훈련의 결과겠으나 일정 부분은 타고난 듯 보인다.
탁재훈은 이날 “저에게 소중한 시간이 왔다. 수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다시 한 번 무대에 설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미리 촬영해놓은 콩트 ‘예능 재활원’에서는 특유의 센스가, ‘더빙극장’에서는 드라마 속 이동휘 캐릭터를 훌륭하게 소화할 만큼 연기폭이 넓은 연기자다운 면모를 보였다. 흔히 정극보다 희극연기가 더 어렵다고들 말하는데, 탁재훈은 두뇌와 훈련력을 동시에 가동시키며 웃음 사수를 위해 노력했다.
생방송으로 펼쳐지는 코너 ‘한국대중음악사’ ‘안녕하세요’ ‘위클리 뉴스’ 등에서는 같은 패턴을 보이지 않는 창조력과 순발력, 대본에도 없는 애드리브 실력을 과시했다. 물론 기대 이하였다는 평가도 나왔지만 “역시 탁재훈답다”는 칭찬이 줄줄이 달렸다.
그의 말마따나 '사과는 이제 다했다'. 이제 초심을 잃지 않고 대중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진정성을 보여줘야 할 때다. 긴장이 풀린 탁재훈만의 매력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purplish@osen.co.kr
[사진] ‘SNL7’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