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프 오세득과 마치 ‘톰과 제리’처럼 서로 티격태격하는 최현석을 놓고 ‘디스남’이라고 표현한다든가, 장풍을 쏘는 듯한 자세로 소금을 뿌리는 모습에 ‘허세남’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보이는 것과 달리 최현석은 크게 한 턱도 내는 ‘의리남’이었다.
지난 23일 오후 방송된 SBS플러스 예능 ‘셰프끼리2’에서 최현석과 오세득 남성렬 김소봉 대 제작진의 저녁 내기가 그려져 시선을 집중케 했다.
순례자의 목적지인 산티아고에 도착한 최현석과 후배 셰프들은 평소 코골이가 심했던 김소봉과 촬영 스태프의 대결을 제안했다. 이에 주인공으로 발탁된 오디오 감독이 제대로 된 코골이를 보여주겠다며 와인까지 준비하고 나섰다. 류호승 감독은 자신의 승리를 확신하며 “아침에 일어나서 때리지만 말라”고 부탁했다.
이어 한 방에 모인 김소봉과 류호승. 이들은 각각의 싱글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기 시작했다. 먼저 류 감독이 치고 나갔다. 머리를 베개에 대자마자 잠이 든 그가 큰 소리로 코를 골며 김소봉을 압박해나간 것. 이 같은 소리에 김 셰프는 몸을 뒤척이며 쉽사리 잠에 들지 못했다. 누가 봐도 류 감독의 승리가 예견됐다.
이튿날 아침 모든 사람들이 모여 전날 밤 영상을 확인한 결과, 모두의 동의로 류호승 감독이 승리했다. 셰프팀 대 제작진의 대결이었기 때문에 네 사람이 접대를 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최현석이 모든 짐을 떠맡았다. 귀국 후 한 식당에 모여 약 30여 명의 스태프에게 90인분의 고기를 대접한 것이다. ‘카드 폭탄’을 맞을 생각에 두려움에 떠는 표정이었지만, 기꺼이 대접하려는 그의 진심이 브라운관을 통해 전해졌다.
셰프 최현석은 예능인으로 착각하게 만들 만큼 재치 넘치는 예능감을 뽐낸다. 하지만 요리를 대할 때는 진지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요리사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셰프끼리’에서는 셰프로서의 매력보다 인간 최현석의 매력이 두드러지는데,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허세가 결코 이유 없는 자신감이 아니었음을 입증한다. ‘최현석’이라는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
특히 오세득과의 사람의 피 튀기는 말싸움이 웃음을 배가한다. 지난해부터 높은 인기를 얻은 두 사람이 서로를 치고받는 고도의 생존 전략으로, 서로를 밀고 당기며 웃음 코드를 짚어내고 있는 것이다. 웃음을 위해 밉상도 마다하지 않은 최현석의 희생정신에 박수를 보낸다./ purplish@osen.co.kr
[사진] '셰프끼리2'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