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주말드라마 ‘결혼계약’이 마지막 회를 앞두고 시청자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유이가 결국 세상을 떠날 것인지, 아니면 기적처럼 살아날 것인지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이 드라마는 이서진과 유이라는 배우에게 큰 선물을 안겼다.
‘결혼계약’은 잘 알려진대로 이병훈 PD의 사극 ‘옥중화’가 제작이 지연되면서 MBC가 급하게 편성한 드라마. 일명 ‘땜빵 드라마’였지만 작품은 허접하지 않았다. ‘결혼해주세요’, ‘최고다 이순신’ 정유경 작가가 인생과 사랑, 가족애에 대해 뭉클하게 담았고, ‘개와 늑대의 시간’, ‘오만과 편견’을 연출한 김진민 PD가 감각적이면서 여운을 길게 늘어뜨리는 연출로 흡인력 높은 이야기를 만들었다.
사실 20살 가까운 나이차, 두 배우 모두 연기력으로 완전히 인정받는 배우는 아니기에 불안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정통 멜로 연기를 해야 하는 드라마, 감정선이 중요했다. 초반에는 두 사람의 연기와 호흡이 어색했던 것도 사실이었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발전됐다. 이서진은 까칠한 재벌 2세인데 사랑을 깨닫게 되면서 순애보가 폭발하는 멋진 남자 한지훈으로 완벽히 분했다. 자연스러운 감정 표현은 지훈이 현실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게 했다. 유이는 시한부 인생이자 참 고단할 일이 많은 강혜수로 눈물 연기를 쏟아냈다. 매회 울며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고, 연기 호평 세례로 돌아왔다.
‘결혼계약’은 MBC 주말드라마 시간대에 편성돼 시청률이 처음부터 높은 편이었다. 허나 시청률뿐 아니라 드라마에 대한 평가가 좋았다. 이야기는 새롭진 않았지만 공감이 가고 몰입도가 높다는 안방극장의 기분 좋은 반응이 펼쳐졌고 화제성까지 높아졌다. 동시에 이서진은 ‘다모’ 이후 또 한 번의 인생작을 만들었다는 분위기. 유이는 치열하게, 그리고 쉬지 않고 작품을 하다 보니 연기력을 인정받는 순간이 왔다는 배우로서 최고의 찬사를 받고 있다. 그야말로 두 배우 모두에게 ‘남는 장사’인 셈이다.
예상하지 못한 성공, 기대보다 불안한 요소가 더 많았던 드라마 ‘결혼계약’은 24일 마지막 회를 방송한다. 모두의 우려대로 혜수는 이대로 세상을 떠나게 될지, 아니면 지훈과 행복한 삶을 이어갈 수 있을지 안방극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 jmpy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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