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블리즈가 '청순' 대신 '아련함'을 입고 돌아왔다. 신흥 청순의 대명사로 불리던 걸그룹인 만큼, 이번에도 역시 비슷한 콘셉트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깜찍하고 발랄한 소녀의 모습을 벗고 짝사랑에 아파하는 여자로 변신한 러블리즈의 감성은 성숙했다.
25일 0시, 러블리즈는 미니2집 '어 뉴 트릴로지'를 공개하며 본격적인 컴백을 알렸다. 이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싱글 '러블리너스(Lovelinus)'이후 겨우 4개월 만의 컴백이지만, 이들이 보여준 변신의 성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타이틀곡 '데스티니(Destiny)'는 역시 윤상의 작품이었다. 데뷔곡인 '캔디 젤리 러브(Candy Jelly Love)'부터 '어제처럼 굿나잇', '아추(Ah-Choo)'까지 모두 윤상이 이끄는 프로듀싱팀 원피스(onepiece)와 함께 작업해온 러블리즈는 익숙하지만 지루하지 않은, 새롭지만 낯설지 않은 변신을 택했다.
특히 뉴잭스윙(New Jack Swing) 그루브를 차용한 곡의 멜로디와 웅장한 오케스트라의 만남은 러블리즈가 이전에 선보였던 곡의 분위기와는 180도 달랐다. 데뷔곡부터 최근 발표한 곡들 모두 한없이 청순하고 발랄한 소녀의 모습을 노래했다면, 이번엔 숙녀라는 단어가 더 잘 어울리는 느낌이다.
가사 또한 변화가 있다. ‘왜 자꾸 그녀만 맴도나요?/달처럼 그대를 도는 내가 있는데‘, ’너는 내 Destiny 날 끄는 Gravity/고개를 돌릴 수가 없어 난 너만 보잖아‘, ’늘 그댈 향한 나의 마음엔/작은 바람 한 점 분 적 없어요‘과 같이 ’짝사랑의 짝사랑‘이라는 테마를 태양-지구-달의 관계에 빗댄 가삿말은 듣기에 아름다우면서도 애절함을 더했다.
공개된 뮤직비디오에서도 러블리즈의 변신은 빛을 발한다. 끊임없이 서로의 주변을 맴도는 세 사람의 관계를 설명하듯 비쳐지는 구슬, 컴퍼스, 팽이 등의 소품들은 곡에 담긴 서사를 단편적으로 설명했고, 멤버들의 애절한 표정 역시 애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또한 한층 강렬해진 안무도 눈에 띈다. 슬프면서도 댄서블한 곡의 멜로디에 어우러진 안무는 한 다발의 꽃을 연상케 할 만큼 멤버들 간의 탄탄한 합을 강조하며 러블리즈의 매력을 극대화시켰다.
성숙해진 모습과 꼭 맞는 곡과 업그레이드 된 미모로 돌아온 러블리즈의 활약은 이제부터 펼쳐질 예정이다. 늘 독보적인 콘셉트로 사랑받아온 러블리즈의 변신은 이번에도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뮤직비디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