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이었다. 이경규가 양정원에 밀려 MBC 예능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 MLT-26 생방송 전반전에서 2위를 차지했다. 이경규는 야심차게 꽃을 주제로 한 방송을 준비했지만 방송 초반 방송 사고와 너무나 정적인 주제로 노잼이라는 평가를 피할 수 없었다. ‘갓경규’가 후반전을 통해서 반전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지난 24일 생방송으로 진행된 ‘마리텔’ 생방송에서는 이경규, 양정원, 이규혁, 김구라, 헤어 아티스트 태양이 출연해서 대결을 펼쳤다. 이날 전반전에서 양정원이 1위를 차지했고 이경규가 2위, 김구라가 3위를 기록했다.
이경규는 생방송 시작부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생방송이 시작한지 10분이 넘도록 제대로 방송이 송출 되지 않았다. 이경규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 없을 정도로 방송이 끊겼다. 생방송이기에 방송 사고에도 방송을 멈출 수 없었다. 생방송 시청자들은 초반에 방을 급격히 빠져나갔다. 생방송 직후 ‘마리텔’ 측도 공식 트위터를 통해 시청자들과 이경규에게 사과했다.
초반의 위기를 극복하기에 이경규가 준비한 꽃은 너무 정적이었다. 이경규는 꽃을 직접 보여주며 꽃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물론 이경규는 꽃에 대한 설명 이외에도 성우들을 섭외해서 꽃에 대한 시를 낭송하고 후배 가수를 불러서 꽃에 관한 노래를 부르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이경규가 너무나 많은 것을 준비한 것이 ‘노잼’의 이유 였을 수도 있다. 이경규는 “꽃 방송을 위해서 며칠 전부터 꽃에 관한 정보를 외우느라 정말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동안 이경규가 ‘마리텔’에서 성공한 이유는 과도한 준비보다는 그 어떤 예능프로그램에서도 볼 수 없었던 ‘눕방’, ‘낚방’, ‘말방’ 등의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번 이경규의 방송은 그동안 ‘마리텔’에서 수없이 보였던 다른 방송들과 차별점을 느끼기 어려웠다.
항상 1위만 차지했던 이경규가 전반전 2위로 밀려났다. 30년 넘는 세월동안 최고의 예능인으로 군림해온 ‘킹경규’가 후반전에서 ‘꽃방’으로 새로운 반전을 만들어내며 저력을 보여줄지 아니면 이대로 주저 앉을지 관심이 집중된다./pps2014@osen.co.kr
[사진] '마리텔'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