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월화드라마 '피리 부는 사나이'는 표절일까, 아닐까.
지난 2014년 웹툰 '피리 부는 남자'를 시나리오 공모전에 응시했던 고동동 작가가 당시 이를 심사했던 류용재 작가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베꼈다고 지난 22일 주장했다.
이에 류 작가는 드라마 제작사를 통해 논란이 불거진 나흘만인 25일 공식입장을 발표 "표절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다만, 이 발표에는 고 작가가 강조했던 2차 심사에 대한 쟁점이 빠져있다. 고 작가는 법적 대응을 검토중이다.
#쟁점1. 기획 시기가 언제냐.
고동동 작가의 '피리 부는 남자'를 류용재 작가가 심사한 시기는 지난 2014년 공모전 때다. 드라마가 방영중인 것은 그로부터 1년 3개월이 지난 2016년 3월. 고 작가가 표절 의혹을 제기할 만한 시점이다.
이에 류 작가는 "2009년 강연으로 경찰대학교 협상전문 교수님과 인연을 맺으며 협상이란 소재에 관심을 갖게 됐고, 2014년 고 작가의 작품을 접하기 훨씬 전인 2010년부터 '네고시에이터'라는 제목으로 해당 소재를 다루는 드라마 아이템을 개발해왔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이보다 앞서 고 작가 측은 OSEN과의 인터뷰를 통해 10년 전(2004년) 작품의 방향을 정했고, 최대 30회 가량의 탈고를 거쳐 2014년 공모전에 응시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쟁점2. 류작가는 2·3차 심사에 참여했나
금번 표절 의혹의 핵심 쟁점이다.
고동동 작가는 류용재 작가가 당시 1차 심사 뿐만 아니라, 작품에 변화가 생긴 2~3차 심사에도 참여해 검토했다고 주장했다. 고 작가는 이에 대해 "류 작가가 2차부터는 제 작품을 본 적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그가 2~3차 심사를 맡았다는 증거는 많다"고 강조했던 터.
이같은 고 작가의 주장에 대해 류 작가의 입장은 공식 자료에서 빠져있다. 단지 "2014년 당시 제가 심사에 참여했을 때 봤던 작품이 맞는지, 어떤 내용이었는지 제 불완전한 기억에 의존하기보단 정확한 사실을 확인하고 싶었고, 저작권자인 고작가의 동의를 구해 직접 찾아가 자료를 읽어 보았다"고 밝혔다.
결국 자신이 2·3차 심사에 참여했다는 사실 여부는 물론이거니와 1차 심사 때 봤던 고 작가의 작품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에둘러 표현한 입장이다.
#쟁점3. 작품 스토리, 캐릭터는 유사한가
'피리부는 사나이'와 '피리 부는 남자'는 얼마만큼 유사할까.
두 작가의 주장을 토대로 결론부터 말해보면, 독일 구전동화 '하멜론의 피리 부는 사나이'에서 모티브를 따 온 두 작품은 피리를 부는 남자를 '테러범'으로 설정했다는 공통분모가 있다.
고동동 작가는 OSEN에 "'피리 부는 사나이'에서 피리 부는 남자를 테러범으로 해석하며, 가스 살포를 통해 긴장감을 조성하고 부패한 권력에 맞선다는 점에서 '피리 부는 남자'와 유사점이 많다"고 주장했다.
반면 류용재 작가는 "고 작가 작품의 주요 배경은 지하철이다. 내 작품은 주인공이 협상가라는 콘셉트로, 다양한 장소가 등장하지만 지하철은 배경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 "2명의 네고시에이터와 앵커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는데, 고작가의 작품과 공통분모가 없다"고 반박했다. / gato@osen.co.kr
[사진] tvN 제공, 고동동 작가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