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트와이스는 '트와이스'를 넘어설 수 있을까.
이제 막 데뷔 6개월이 된 트와이스의 경쟁자로 거론되는 팀은 이미 충분히 넘쳐난다. 성별과 연차를 떠나 동시기 컴백한 그룹 러블리즈, 세븐틴은 물론이거니와 트와이스가 이번 앨범 타이틀곡 '치어 업(Cheer Up)'의 콘셉트로 차용한 치어리더가 앞서 소녀시대와 AOA가 큰 사랑을 받았다는 점이 이들 선배 걸그룹과의 간접비교를 피할 수 없게 했다.
여느 아이돌 그룹들이 경쟁자 언급에 유독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로, 트와이스 역시 25일 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구 악스홀)에서 열린 두번째 미니앨범 '페이지 투(PAGE TWO)' 쇼케이스 현장의 발언들도 그러했다.
이미 예상됐던 소녀시대, AOA와의 비교에 대한 질문을 받은 멤버 지효는 "선배님들이 정말 훌륭하게 하셨지만, 트와이스만의 색깔로 하기 위해 고민했다. 저희는 더 건강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재치있게 답했다.
또한 같은날 신곡 발매, 시간차를 두고 쇼케이스까지 개최하는 러블리즈에 대해서는 "러블리즈 선배님들은 색깔이 또렷한 그룹"이라며 "러블리즈를 보면서 저희도 트와이스만의 색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많이 배우게 된다. 함께 활동하게 되어 영광이다"고 말했다. '트와이스만의 색'이 필요했다.
함께 '식스틴'으로 경쟁했던 소속사 식구 전소미도 있다. Mnet의 또 다른 서바이벌 '프로듀스101'에서 1위를 차지해 걸그룹 아이오아이(I.O.I) 데뷔를 앞두고 있는 전소미다. 채영은 "전소미는 '식스틴'으로 정말 친해졌다. '프로듀스101'에서 전소미가 1위를 했을 때 정말 기뻤다. 지금도 자주 연락하는 친구"라며 "'식스틴' 이후 시간이 맞지 않아 소미를 못 만났다. 활동 시기가 비슷해 방송국에서 보자 연락을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가장 많이 반복됐던 말은 '트와이스답게', '트와이스스럽게', '트와이스처럼' 등과 같이 타 그룹이 아닌, 자신들과의 비교에 대한 표현이었다.
트와이스는 지난해 10월 데뷔곡 'OOH-AHH하게(우아하게)'가 역주행 끝에 오랜 기간 음원차트 상위권을 유지하며 신인 걸그룹으로서는 이례적인 사랑을 받았다. 이미 Mnet '식스틴'을 통해 멤버들 9인의 인지도가 골고루 높고, 벌써부터 15개의 CF까지 소화하며 '대세 걸그룹', '괴물 신인'으로 불리며 기대감이 높았던 터다. 결국 트와이스는 데뷔 당시의 트와이스를 넘어야 할 '벽'처럼 느껴질 수 있다는 소리.
이로 인한 이번 컴백에 대한 부담감이, 상대적으로 컸던 것도 사실이다. 다행스럽게도 초반 분위기는 상당히 좋다. 컴백 타이틀곡 '치어 업'이 공개와 함께 8개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하고 화제에 올랐다. 이제는 얼마나 유지하고, 오프라인 앨범이 얼마만큼 판매되느냐가 남았다.
물론 이같은 성공적인 결과는 신곡 '치어 업'이 '우아하게'에서 보여줬던 상큼발랄한 트와이스의 색을 유지하며 더 짙게 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기도 한다.
트와이스의 경쟁자는 자신들이다. 스스로 만들어낸 '괴물 신인'의 이미지를 이어가고, 스스로 강조하는 '비타민' 같은 걸그룹으로 제대로 거듭나 대중들의 인식에 깊숙하게 각인될 수 있을까가 중요하다. 이는 컴백한 트와이스가 풀어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외부로 눈을 돌릴 것은, 아마 추후에도 늦지 않다. / gato@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