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준상이 ‘묻지마 테러’로 시청자들에게 섬뜩함을 안겼다. 그 동안 죄가 많은 사회 고위층만 노려 테러를 자행했던 유준상. 그나마 그의 분노와 죄책감이 이해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마지막 테러에서는 이름없는 대중을 상대로 했고, 그는 끔찍한 사건을 금방 잊어버리는 대중들에게 분노의 화살을 돌렸다.
tvN ‘피리부는 사나이’는 13년 전 뉴타운 재개발 당시 자행된 폭행에 가담한 희성(유준상)이 그 죄책감 때문에 복수를 하는 내용을 그리고 있다. 13년 전 정경으로 현장에 투입된 희성은 당시 많은 사람들이 희생된 것에 죄책감을 느끼며 평생 살아간다.
그는 당시 사건과 관련된 고위직 사람들을 제거하는 테러를 계획하고 뒤에서 조종한다. 결국 그는 좁혀오는 수사망에 자수를 하고, 사건은 일단락되는 것처럼 보였다. 25일 방송에서는 희성의 마지막 테러가 벌어지는 모습이 그려졌다.
성찬(신하균)과 명하(조윤희)는 희성이 자신의 계획이 실패로 돌아갔음에도 편안한 모습인 것에 이상하게 여기고, 조사하던 중 희성이 마지막 테러 계획까지 마무리 짓고 자수했음을 알게된다. 마지막 테러는 비행기 납치. 비행기에는 해커가 타고 있고, 해커는 중국행 비행기를 서울로 돌려 서울의 한 빌딩과 충돌하게 프로그램밍한다.
성찬은 비행기 탄 해커와 마지막 협상을 벌이고, 희성은 명하하고만 이야기하겠다고 한다. 희성은 “이 모든 것을 계획한 것은 죄책감 때문이다. 너의 마지막 눈동자를 잊을 수 없다”고 말한다. 명하는 13년 뉴타운 재개발 사건으로 부모님을 잃은 피해자.
명하는 “그때는 분노했겠지만, 지금은 다 용서했다. 왜 비행기에 탄 무고한 사람들까지 죽이려 하냐”고 한다. 이에 희성은 “사람들은 아무리 끔찍한 일이 벌어져도 금방 잊는다. 채널을 돌려 금방 연예인 이야기를 한다. 그런 사람들에 대한 경고다”고 말해 섬뜩함을 안겼다.
이날 희성을 연기한 유준상은 섬뜩하고 냉혈한의 모습으로 사람들의 죽음을 담담히 이야기하다가, 분노가 차오를 때는 눈물을 보이기도 하면서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유준상과 신하균의 불꽃 연기 대결이 돋보인 ‘피리부는 사나이’. 마지막까지 열연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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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피리부는 사나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