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진영 기자] 분명 아버지와 두 아들의 만남이건만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힌다. '대박'이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있는 반전과 긴장감으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SBS 월화드라마 '대박'(극본 권순규, 연출 남건 박선호)은 도박을 소재로 하는 팩션 사극으로, 숙종(최민수 분) 시대를 조명하고 있다. 육삭둥이로 태어나 버려진 왕의 아들 대길(장근석 분)과 그의 아우 연잉군(훗날 영조/여진구 분)의 짜릿한 한 판 승부 역시 이 드라마의 묘미라 여겨진다.
그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역시나 최민수의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다. 지금껏 이런 왕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공기마저 압도하는 최민수의 눈빛과 말투, 그리고 호흡은 시청자들마저 긴장케 만들고 있다. 최민수는 짧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가장 기억에 남는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데, 이는 지난 25일 방송된 9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이날은 정체불명의 자객이 보낸 암살 예고장이 숙종의 훈련이었다는 반전과 함께 숙종과 대길이 처음으로 마주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숙종은 김체건(안길강 분)을 이용해 궁의 보안상태와 연잉군의 자질을 시험했던 것. 그리고 소중한 사람을 더는 잃지 않겠다 다짐한 대길은 스승 김체건을 구하기 위해 궁으로 달려왔고, 결국 숙종과 마주하게 됐다.
자신이 아끼던 검 한 자루를 대길에게 하사하는 숙종, 즉 최민수는 무언가를 꿰뚫어 보는 강하고 예리한 눈빛으로 이목를 집중시켰다. 미세한 표정 변화 역시 일품. 최민수의 눈빛, 표정, 말 한 마디에서 뿜어져 나오는 위압감은 보는 이들마저 숨죽이게 만들었다.
게다가 처음으로 아버지와 두 아들이 모인 장면인만큼 향후 전개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됐는데, 최민수, 장근석, 여진구가 뿜어내는 에너지는 계속된 위기 속에서도 전혀 굴하지 않는 대길의 천운만큼이나 뜨겁고 강렬했다.
앞으로 '대박'은 이 기세를 이어 대길과 연잉군, 그리고 담서의 복잡한 운명의 굴레를 조금 더 깊이 있게 그려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park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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