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대륙의 무엇’이라는 말이 한동안 유행이었던 적이 있다. 여기서 대륙은 중국을 칭하는 대명사. 국토와 인구가 우리나라에 비해 넓고 많기 때문에 주로 스케일이 크다는 의미로 사용돼왔다. 이 같은 의미로 중국의 예능 프로그램 환경도 ‘대륙의’ 남다른 스케일을 자랑하고 있다.
지상파의 한 중국 담당 예능 PD는 최근 OSEN에 “중국에서 예능프로그램을 제작하다 보니 그들의 남다른 스케일을 실감한다”면서 “제작비를 신경 쓰지 않고 기획하는 아이디어를 모두 구현할 수 있는 정도”라고 밝혔다.
해당 PD에 따르면, 중국에서 연예인이 차지하고 있는 위치는 상상을 초월한다고. 그 지위는 방송국의 CP보다 우위다. 이 관계자는 “중국에서는 남과 북으로 나뉘어 스타의 인지도가 다르다. 남쪽에서 유명해도 북쪽에서는 일반인의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다”며 “그런 경우에는 전국적으로 그다지 유명하지 않은 스타라고 할 수 있는데, 그래도 일당 출연료가 한화로 10억 원을 넘어간다”고 설명했다.
프로그램 제작에 필요한 요건으로 제작비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기획 단계에서 아무리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제작비가 충분하지 못해 실현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아이디어만 좋다면 제작비와 상관 없이 모든 것이 현실로 구현될 수 있다. 스케일이 남다른 제작비가 주어지기 때문.
해당 PD는 “예를 들어 오프닝 장면으로 잠실 주경기장만한 운동장에 사람들을 꽉 채워놓은 장면을 연출하고 싶다면, 국내에서는 대관료는 물론 현실적으로 그만큼의 사람들을 동원할 수 없다. 고작 길어야 5분 분량의 신으로 막대한 돈을 들일 수 없기 때문이다”면서 “그러나 중국에서는 이러한 아이디어를 내놨더니 무엇이 문제냐는 반응이었다”고 전했다. 중국에서는 모든 운동장이 다 그만하다는 웃지 못 할 설명과 1억 원 상당의 대관료는 물론 잠실 주경기장을 채울 사람들을 섭외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또한 항구의 컨테이너에서 촬영을 진행하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오갈 당시 제작비 문제로 아이디어만 내고 접으려고 했지만, 중국 측 관계자들은 옆 컨테이너에서 작업 중이면 촬영에 방해되지 않겠냐며 항구를 통째로 빌리자는 의견을 턱 내놨다고. 이처럼 남다른 중국 예능의 제작 환경은 국내 예능 제작 관계자들의 신세계로 불리고 있는 이유다. / besodam@osen.co.kr
[사진] 중국판 '무한도전', '런닝맨', '아빠어디가' 포스터.